김선우, "떨어지는 힘, 포크볼이 날 살렸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04 07: 26

"그 때는 문득 은퇴가 머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힘있는 직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예전보다 빠르고 묵직한 직구의 빈도가 줄어든 데 대한 아쉬움. 그러나 그는 지난해를 떠올리며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향해 투지를 불태웠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가 2011시즌 맹활약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1997년 고려대 2학년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후 몬트리올-워싱턴-콜로라도-샌프란시스코를 거치며 10여 년 간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를 오갔던 김선우는 2008년 자신의 지명권을 보유 중이던 두산에 입단했다. 첫 2년 간 17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어깨와 무릎 통증이 찾아왔고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가 상대 타자들에게 읽히며 고전했던 김선우다.
 
그러나 지난해는 달랐다. 지난 시즌 김선우는 직구 스피드를 낮춘 대신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비율을 높이며 13승 6패 평균자책점 4.02로 켈빈 히메네스(라쿠텐)와 함께 원투펀치로서 위력을 떨쳤다. 시즌 막판 무릎,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로테이션을 지키며 투수진의 축을 잡았다는 점은 높이 살 만 했다.
 
오는 5일 목동구장서 넥센을 상대로 시즌 첫 선발등판을 갖게 될 김선우는 지난 시즌에도 넥센을 상대로 자신의 첫 등판(3월 30일)을 치러 6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 호투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1년이 지난 최근 그 경기의 비화를 털어놓았다.
 
"사실 어렵다는 생각이 든 경기였다. 던지는 데 볼 끝도 예전같지 않았고 무릎도 말썽을 일으켜서 '첫 등판부터 너무 어렵지 않나' 싶었다. 궁여지책 끝에 그 경기서 포크볼을 던져봤는데 이게 웬걸. 그게 정말 제대로 먹혀들었다. 그날 포크볼이 없었더라면 정말 지난해 성적은 장담할 수 없었다".
 
2일 경기서 LG 선발로 나선 레다메스 리즈를 바라보며 "정말 부럽다. 나도 저 나이 때는 빠른 공도 마음껏 뿌렸었는데"라며 쓴 웃음을 짓던 김선우. 그는 "힘이 떨어지던 지난 시즌에는 '정말 야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밝힌 뒤 정말 우승이 필요한 순간임을 강조했다.
 
"은퇴 시점까지도 내 개인 목표는 없다. 타이틀을 가져간다기보다 은퇴할 때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이 개인 목표랄까. 내 은퇴가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하고 싶은 것은 팀 우승이다. 그리고 올 시즌이 그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싶다. 선후배와 똘똘 뭉쳐 올 시즌을 보내고 팀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받고 싶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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