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의 힘' SK의 2연승과 외국인 투수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4.04 10: 45

시범경기였지만 최하위였다. 그러나 특유의 조직력이 다시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버스답게 만들어가고 있다. 2경기만에 벌써부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2일과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열린 SK 덕아웃.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통해 왜 SK가 강팀인지 알 수 있었다.
우선 2일. 이날 SK는 선발 투수로 글로버를 내세웠다. 2009년 대체 외국인으로 SK에 입단한 글로버는 그 해 9승 3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96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작년에는 6승 8패 5.66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지 않았다. 때문에 SK와 재계약한 글로버는 절치부심, 올 시즌 부활을 반드시 이뤄낸다는 각오로 나섰다.
글로버는 개막전 부담을 이겨내고 잘던졌다. 6이닝 동안 2개의 안타 1볼넷만 내줬을 뿐 5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했다. 150k에 육박하는 직구도 좋았고 포크볼도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팀도 2-0으로 이겼다.
하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경기 후 덕아웃에서는 글로버가 타시로 타미오 타격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가 일본인 타격 코치와 무슨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SK 영어 통역 남현 씨는 "타시로 타격 코치가 글로버에게 '타자들이 못쳐서 승리를 챙겨주지 못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글로버는 "괜찮다. 다음에 더 잘던지겠다"며 웃었다고.
 
3일은 SK가 11안타를 몰아쳐 5-3으로 승리했다. 3-3으로 팽팽하던 8회 정상호의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나선 매그레인은 2이닝만에 물러났다. 5개의 안타를 맞으며 3실점했다. 삼진은 3개를 기록했다.
 
매그레인은 일찍 강판되자 예상하지 못한 듯 다소 당황한 표정이었다.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는 좀더 많은 기회를 주지 않는 SK 코칭스태프가 야속했을 법도 하다. 더구나 자신이 내보낸 주자가 2명(2, 3루)을 남겨놓았다. 매그레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은 결국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도록 했다.
 
고효준은 이후 무실점, 3회를 막아 내고 벤치로 향했다. 그런데 고효준을 가장 반겨준 이가 바로 매그레인이었다. 고효준은 매그레인이 내민 손에 하이파이브를 한 후 "미안하다"고 말했다. 매그레인의 책임인 실점이 늘어난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러자 매그레인은 "괜찮다. 내가 잘못해서 내보낸 주자들이다. 신경쓰지 말라"며 "다음 회에도 잘던지길 바란다"고 고효준에게 말했다.
이에 SK 관계자는 "매그레인의 영입에 대해 상당히 신중했다. 먼저 계약한 글로버와의 팀 메이트가 되기 때문이다"면서 "만약 다혈질로 알려진 남미 선수를 데려왔다면 내성적인 글로버와 궁합이 맞았을까 장담할 수 없다. 성적은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소한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 SK의 조직력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던 조직력을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고 반겼다.
letmeout@osen.co.kr
 
<사진>매그레인-글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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