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간담을 서늘하게 한 동부 토마스의 폭발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4 21: 14

플레이오프 같은 큰 경기는 의외의 선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그 사례가 증명될 뻔했다.
부산 KT는 4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3-68로 승리했다. 동부의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발목 부상으로 코트와 벤치를 들락날락한 탓에, 동부가 완벽한 수비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그런데도 KT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풀 수 없었다. 동부에서 빅터 토마스(32, 199cm)라는 의외의 변수가 깜짝 활약했기 때문이었다.
동부에는 로드 벤슨이라는 확실한 기둥 외국인선수가 있다. 그에 비해 토마스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올 시즌 54경기에서 평균 13분38초밖에 뛰지 않았다. 기록도 평균 6.4점 2.8리바운드에 불과했다. 지난 2003~2004시즌 창원 LG에서 평균 23.4점으로 득점 2위에 올랐고, 2007~2008시즌에도 서울 삼성에서 평균 19.4점을 올릴 정도로 득점력이 있는 선수이지만 출장시간이 줄어들자 코트에서 폭발력이 예전만 못했다.

그랬던 토마스의 득점력이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빛을 발했다. 13점을 올렸는데 모두 후반에만 몰아넣었다. 일단 출장시간이 21분49초로 늘었다. 벤슨이 2쿼터 중반 발목 부상으로 빠지자 동부는 대안이 없어졌다. 강동희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토마스를 내보냈다. 그런데 의외로 토마스가 폭발했다. KT에게 연속 3점포를 얻어맞으며 38-47로 뒤진 3쿼터 2분여를 남기고부터 토마스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3쿼터 종료 1분37초를 남기고 탑에서 3점슛을 꽂은 토마스는 20초 뒤 왼쪽 45도 지점에서 연속 3점슛을 꽂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황진원과 2대2 플레이를 통해 골밑으로 파고들어 투핸드 덩크슛을 작렬시켰다. 송영진과 찰스 로드의 높이를 그대로 뚫고 들어갔다. 3쿼터 막판 박지현의 3점포까지 터지며 동부는 50-49로 리드하며 3쿼터를 마쳤다. 3쿼터 막판 1분여간 9점을 몰아 넣은 토마스의 폭발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토마스의 폭발력은 4쿼터에도 이어지지 않았다. KT의 수비가 토마스에게 집중되면서 외곽에서 찬스가 많이 생겼지만 동부의 3점슛이 터지지 않았다. 토마스의 폭발력도 더블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동부는 3쿼터 막판 기세를 잇지 못하고 패했다. 공격에서 토마스의 내외곽 폭발력이 짧은 순간 빛을 발했지만, 수비에서 골밑을 집중공략하는 로드를 막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로드는 4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켰다. 토마스의 폭발력은 인상 깊었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강력한 골밑 수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 증명됐다. 그래도 동부로서는 토마스라는 확실한 공격무기를 재발견한 것이 1차전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waw@osen.co.kr
 
<사진> KB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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