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월터의 매직' 볼티모어, 깜짝 선두
OSEN 손건영 기자
발행 2011.04.05 03: 03

[OSEN=손건영 미국통신원]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양강 체제에 최근에는 신흥명문 탬파베이 레이스까지 강호로 군림하고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다른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마찬가지다.
 
팀당 162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 2011 메이저리그에서 만년약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단지 개막 3연전에서 레이스를 상대로 원정의 불리함을 딛고 3연승을 따냈을 뿐 아니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홈 개막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거침없는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8월4일(한국시간) 이후부터 성적만을 따지면 놀랍게도 오리올스가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오리올스는 39승23패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둬 AL 동부지구에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약체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32승을 거둬 양키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반면 레이스는 30승, 레드삭스는 29승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오리올스보다 승률이 높은 팀은 43승의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유일하다.
이번 레이스와의 3연전 동안 오리올스는 매 경기 1실점씩만을 내줬다. 1차전에서 제레미 거스리가 지난시즌 19승이나 따낸 레이스의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와의 맞대결에서 8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해 4-1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빅리그 통산 성적이 2승5패에 불과한 크리스 틸먼이 6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3-1 승리에 밑거름을 마련했다.
3차전 선발은 루키 백 브리턴이었다. 트리플 A에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브리턴은 브라이언 마투스의 부상 덕에 갑자기 치른 빅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쳐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레이스는 3경기 모두 단 4개의 안타만을 기록하는 빈타에 허덕였다. 3경기에서 누상에 나간 주자는 고작 23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오리올스 투수진의 위력은 대단했다.
5일 열린 디트로이트와 홈 개막전에서도 빅리그 2년차인 제이크 아리에타가 출격해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4경기 연속 1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아리에타는 지난 시즌 6승6패의 성적을 올렸다.
 
오리올스의 에이스인 거스리가 3년 연속 두자리수 승리를 따내기는 했지만 통산 전적은 39승48패(평균자책 4.11)에 불과하다. 22살인 틸먼은 메이저리그 경기에 24번, 아리에타는 18번 등판한 무명 선수들이다.
 
선발 투수진의 이름값만 보면 메이저리그 구단이라 부르기가 초라할 정도. 하지만 팀 재건의 1인자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쇼월터 감독은 과감하게 신인 투수들을 중용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쯤이면 '공포의 외인구단'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이제 2011년 시즌 4경기만을 치렀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오리올스가 양키스, 레드삭스, 레이스 등을 제치고 아메리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쇼월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오랜기간 만연해 있던 패배의식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객관적 전력이 뚜렷하게 차이가 나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의 팀으로 변신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연 쇼월터의 매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관전하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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