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천적' 정대현 "안타 좀 치라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4.05 07: 07

"안타야 줄 수 있죠. 하지만...".
2011시즌 시작부터 롯데 거포 이대호(29) 바람이 거세다. 2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려 작년 타격 7관왕 여세를 올시즌에도 거침없이 이어가고 있다. 벌써 50홈런 돌파 가능성을 논할 정도다. 매년 약점을 줄여가고 있는 최고 스타 이대호다.
탄탄대로인 이대호. 하지만 그에게도 천적은 엄연히 존재한다. 바로 '여왕벌'이라 불리는 SK 마무리 정대현(33)이다.

정대현은 지난 2007년 9월 12일 이후 단 1개의 안타도 이대호에게 내주지 않고 있다. 27타석 24타수 무안타. 볼넷 2개, 사구 1개, 삼진은 4개를 당했다. 말이 그렇지 무려 3시즌 동안 이대호는 정대현에게 철저히 압도당했다는 뜻이다.
정대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대호와의 대결에 대한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우선 '정대현에게 이대호란?'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고마움"이라고 농담 섞인 정의를 내린 후 "내 볼마저 치면 4할 타자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내 정대현은 진지해졌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 입장에서는 빡빡하다. 배트도 길고 던질 곳이 없는 것 같다"는 정대현은 "타석에서 전력으로 임하는 표정이 느껴진다. 가끔 타자의 눈을 보는데 몇년전부터 대호에게서 그런 눈을 봤다"며 "상대가 그렇게 나오면 당연히 진지하게 응대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안타 1개만 맞춰줄 생각이 없냐'는 농담에 "물론 그럴 수도 있다"고 쿨하게 말했지만 곧바로 "그런데 대호는 안타를 치라고 던져주면 홈런을 칠 것 같다는 것이 문제"라고 센스있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정대현과 이대호는 친한 선후배 사이다. 대표팀에서도 자주 만났고 경기장에서도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정대현은 "아마 이대호도 맞춰주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고의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베스트로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이대호를 상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정대현의 천적 타자는 누구일까? 지난 시즌 후 입대한 한화 김태완이 꼽혔다. 정대현은 "어느날 볼을 던지는 순간 채는 느낌이 좋았다. 바깥쪽을 정확하게 걸치는 나의 베스트볼 슬라이더였다. 그런데 그걸 잡아당겨서 홈런으로 연결하더라. 그 이후 김태완을 보면 위압감이 느껴지고 부담스럽다. 군대를 갔다하니 다행스럽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한편 정대현은 구속(볼스피드)에 대해서도 "전광판에 찍히는 숫자"라면서 "스피드건에는 안나타나지만 타자가 느끼는 스피드가 더 큰 의미"라고 볼 끝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사진>정대현-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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