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파가 돌아왔다. 더욱 성숙한 외모처럼 앨범 이름도 '엘레지 누보(Elegy Nouveau)'다. 1997년 여고생 가수로 등장해 1집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한 지 15년 째, 가요계 컴백은 지난 2007년 5집 이후 4년만이다. '엘레지 누보'의 타이틀곡 '아파 아이야'는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휩쓸며 양파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로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진 시기, 양파의 컴백은 흐름을 탔다.


"우연히 잘 맞았어요. 의도로 그럴 수는 없잖아요. 회사에서 앨범이 너무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란 생각에 좀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 상황이 제게 너무 유리하게 작용하더라고요. 신기할 따름이에요."
달라진 음악. 양파는 새 앨범에 대해 대중성과 개인적 취향을 접목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엘리지 누보는 새로운 '뽕'이에요. 그런데 장송곡도 엘리지라고 하더라고요. 어두운 슬픔의 이미지가 2011년 새롭게 재탄생된다는 콘셉트로 한국적인 정서를 가미해 시대에 맞춰 풀었어요. '아파 아이야'. 부르기도 사실 어렵습니다. 조금만 잘못하면 판소리처럼 되거든요. 절제와 감정이 동시에 있어야 돼요."
이런 새로운 음악적 배경에는 양파의 무엇이 있을까? 양파는 본인의 삶을 '예측불허, 산전수전을 다 겪은'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감성적인 면은 더욱 풍성해졌다.
"성격도 그렇고 삶을 돌이켜봐도 그렇고, 뭔가 예측할 수 없어요. 제 바람대로 가는 게 없었어요. 전 첫 고등학생 가수였고, 데뷔 한 후 그렇게 바로 또 유학을 간 케이스도 없었죠. 그렇게 갑자기 떠나버리는가 하면, 소송에도 휘말려 맘 고생도 했죠. 산전수전을 다 겪은 느낌이에요. 그런 만큼 음악적으로는 취향도 다양해지고 여러 가지 형태의 음악들을 만나게 됐죠. 예를 들어 '그 때 그 사람'은 뽕인데 재즈 기분이 나고 탱고 브릿지는 록인 형태에요. 새로운 국면을 위해 한 곡에 다 섞여 있는 느낌이에요. 실제로 섞어찌개를 좋아하죠. 앨범 곡들의 색을 하나하나 다양하게 담으려고 했어요."
양파는 '4차원 소녀'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다. 엉뚱하면서도 묘한, 발랄하고 사랑스러워 보이면서도 갑자기 음울하게 변신하는 양파의 내면에는 이번 앨범 노래들 만큼 여러가지 면모가 공존해 있다.
"옛날에는 (4차원 소녀적인) 그런 면이 있고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전 항상 다른 사람들한테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평가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어렵고 부딪히는 면도 많았죠."
쉬는 동안 무엇을 하고 지냈냐는 질문에는 미소와 함께 "오타쿠 생활을 했다"란 말이 돌아왔다.
"계속적으로 음악 생활을 했고, 제가 많이 배우거나 오랫동안 작업을 해 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제 색깔을 확립하는 시간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 저한테 제 색깔을 만드는 시간이 됐어요. 소송으로 우울하고 슬퍼하기도 했고 그런만큼 음악에 매진 하려고 노력했죠. 회사를 옮기는 데에도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항상 모든 일이 전화위복이 됐지만 음악 외적인 일들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해서 '내 팔자는 왜 그런가' 란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7년 동안 전적이 있어서 이번 공백은 우울하기 보다는 더 편하게 즐기기도 했고, 여러 사람을 만나서 재미있게 지내기도 했답니다. 사실 예전에는 활동은 언제 하냐, 앨범 언제 나오냐란 말을 듣기 싫어서 동료 선후배들을 만나지 않아 섭섭해하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양파는 종종 요즘 '90년대 아이유'라 불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양파는 "일단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 가장 핫한 트렌드에 부합될 수 있는게 참 고맙다. 그렇게 묻어갈 수 있는게"라며 웃어보였다. "사실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아이유가 당시의 나보다 훨씬 더 완성도 있고 외모도 예쁘다"란 말을 덧붙였다.
인터뷰 당시 컴백 무대를 앞뒀던 양파는 노래 연습을 많이 못해 불안하다고 했다. 그래도 양파가 아니냐는 말에 그녀는 "난 실제보다 언론으로 과대평가된 가수"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4차원 소녀는 성숙했다.
"노래 잘한다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지만 전 노래 잘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냥 감성적인 느낌이 충만한 사람이에요. 노래 잘한다는 일반화된 말로 쓰여져서 좀 그래요. 노래를 잘 부르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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