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는 매웠다.
KIA 4년차 내야수 김선빈(22)이 한화를 울렸다. 김선빈은 5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3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았다. 김선빈의 활약으로 KIA도 한화를 9-1로 완파하며 개막전 패배 뒤 2연승을 달렸다.
2회 첫 타석부터 김선빈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1사 1·2루 찬스에서 한화 선발 훌리오 데폴라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낮은 128km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김선빈의 안타로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고, 이용규의 좌전 적시타로 1-1 동점이 됐다. 김선빈의 안타가 동점의 발판이 된 것이다.

4회에도 데폴라를 괴롭힌 건 김선빈이었다. 2사 후 차일목에게 불의의 솔로포를 맞은 데폴라는 김선빈에게 높은 144km 직구를 던지다 바로 통타당했다. 김선빈이 야무지게 돌린 방망이는 데폴라의 힘있는 직구를 밀어내 중견수 쪽을 향했다. 이용규 타석에서 김선빈은 과감하게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한화 포수 신경현이 피치아웃까지 하며 대비를 했지만 김선빈을 의식한 탓인지 미트에서 공을 빼지 못하며 송구조차 되지 않았다. 데폴라는 이용규마저 볼넷으로 내보냈고, 대타 이종범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김선빈은 6회 1사 후 잘 던지던 윤규진을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이용규 타석 때 폭투가 나오자 빠른 발로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다. 윤규진은 볼넷으로 이용규를 내보냈고 결국 마운드를 정재원에게 넘겼다. 데폴라와 윤규진 모두 김선빈을 출루시킨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루상에서 보여준 김선빈의 재치는 한화 배터리를 뒤흔들었고, 승부의 물줄기마저 바꿔놓았다.
김선빈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2-1이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바뀐 투수 마일영의 몸쪽 공을 잡아당겨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갈라놓았다.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 후속 이용규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출한 김선빈은 후속 최희섭의 중전 안타 때 홈까지 질주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 마일영마저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모두 김선빈부터 시작된 불행이었다.
김선빈은 타자일순한 8회 두번째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과 함께 출루에 성공했다. 100% 출루로 한화 마운드의 혼을 빼놓았다. 한화 마운드는 이범호-최희섭-김상현로 이어지는 'LCK포'가 아니라 165cm 최단신 '작은 거인' 김선빈에게 완전히 당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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