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박수와 야유가 오간 '친정 나들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5 21: 53

박수와 야유가 오간 친정 나들이였다.
KIA 내야수 이범호(30)는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2009년 9월25일 한화 소속으로 삼성전에 출장한 이후 1년7개월여 만의 대전구장 경기 출전. 10년간 몸담았던 친정팀의 옛 홈구장을 적으로 마주하게 된 것도 처음이다. 경기 전 이범호는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잘하는 것이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다짐했다.
이범호는 첫 타석부터 끈질기게 승부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작은 환호가 나왔지만 예전의 그 울림은 아니었다. 이범호가 입고 있는 유니폼은 한화가 아닌 KIA였다. 이범호는 한화선발 훌리오 데폴라와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를 했다. 커트로 4차례나 파울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데폴라의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127km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이범호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대전구장을 메운 팬들은 더 크게 환호했다. 이범호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와 2구 만에 3루 땅볼로 아웃됐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비수를 꽂는 한 방을 날렸다. 3-1로 리드를 잡고 있던 4회 2사 1·2루였다. 2점차는 심리적으로 쫓아갈 수 있는 차이였다. 데폴라가 이 고비만 잘 넘어가면 해볼 만한 승부였다. 하지만 이범호는 볼카운트 2-2에서 데폴라의 바깥쪽 높은 143km 직구를 받아쳤다. 약간 빗맞은 타구는 우측 외야로 뚝 떨어졌다. 이범호의 우전 적시타로 이용규가 홈을 밟으면서 KIA는 4점째를 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자 친정팀 한화를 울리는 결정타였다.
이범호가 친정팀을 울리자 팬들의 반응도 거세졌다. 6회 2사 1·3루에서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대전관중들은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대전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정재원 삼진"을 외쳤다. 마운드의 사이드암 정재원은 최고 144km 빠른 직구를 뿌리며 이범호를 압박했다. 이범호는 5구째 정재원의 변화구를 건드려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범호는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었고 대전 관중들은 다시 환호를 내질렀다.
이범호는 8회 4번째 타석에서 마일영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걸어나갔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처음으로 적이 되어 방문한 대전구장에서 거둔 이범호의 개인 성적표였다. 박수와 야유가 오간 가운데 이범호의 KIA가 한화를 9-1로 꺾었다. 이범호가 승리의 한 몫을 톡톡히 한 가운데 한화는 KIA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에 산발 5안타로 꽁꽁 묶였다. 한화 타선에는 이범호만큼 결정타를 날려줄 타자가 없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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