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텍사스, '대포군단' 변신… 벌써 13홈런
OSEN 손건영 기자
발행 2011.04.06 03: 27

[OSEN=손건영 미국통신원] '대포군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레인저스는 예상을 깨고 팀 역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오프시즌 동안 애지중지 공을 들였던 에이스 클리프 리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투수력이 약해져 올 시즌에는 지구 우승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한국시간) 현재 레인저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함께 시즌 개막 후 파죽의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이같은 예측을 비웃고 있다. 오리올스가 경기당 1실점이라는 짠물 피칭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레인저스는 홈런포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상대 투수진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4경기에서 뽑아낸 홈런은 무려 13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2위인 뉴욕 양키스보다 2개를 더 때렸다. 내셔널리그에서는 8개의 대포를 쏘아올린 신시내티 레즈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LA 다저스를 비롯해 워싱턴 내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은 고작 1개의 홈런만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레인저스 타선의 파괴력은 매우 위력적이다. 지난 시즌 레인저스는 162개의 홈런으로 경기당 1개를 기록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211개, 양키스는 201개의 팀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레인저스 상승세의 중심에는 넬슨 크루스가 있다. 크루스는 매 경기 1개씩 홈런을 터뜨렸다. 빅리그 역사상 개막 후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것은 크루스가 세 번째다.
 
1971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윌리 메이스, 199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크 맥과이어의 뒤를 이은 것. 당시 메이스는 18개의 홈런으로 시즌을 마친 반면 맥과이어는 무려 70개의 홈런을 때려 당시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수립하며 대조를 이뤘다.
 
개막 후 2경기 연속 선두타자 홈런의 진기록을 수립한 이안 킨슬러가 3개, 지난 시즌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마이크 나폴리가 2개의 홈런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데이빗 머피, 요빗 토레알바, 애드리언 벨트레, 엘비스 앤드루스는 각각 1홈런씩을 기록 중이다.
 
특히 5일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1회말 홈런포를 터뜨린 앤드루스는 무려 705타수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앤드루스가 마지막으로 홈런을 친 것은 2009년 9월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팀의 간판스타인 조시 해밀턴과 마이클 영이 홈런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무더기로 홈런포를 양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레인저스가 4경기를 모두 홈런 친화적인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치렀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강력한 우승후보 중의 하나인 레드삭스의 존 레스터, 존 래키, 클레이 벅홀츠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이 레인저스의 불망이에 초토화됐다는 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투수력이 지난 시즌보다 약해진 레인저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나서기 위해서는 오로지 타력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론 워싱턴 감독은 "무엇보다 공격력이 탄탄하다는 것이 레인저스의 강점이다"라며 "상하위를 구별하지 않고 언제든지 점수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심지어 홈런과는 거리가 먼 앤드루스마저 홈런포를 쏘아올려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그 어느 누구를 상대로도 홈런포를 터뜨리며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지속되는 한 레인저스의 상승세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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