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목, "로페즈, 지난해와 확실히 다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6 07: 07

"지난해랑은 확실히 다르다".
KIA 백업 포수 차일목(30)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3년차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36)에 대한 이야기였다. 차일목은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 8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해 로페즈와 배터리를 이뤘다. 8회까지 로페즈의 호흡을 맞추며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이끌어냈다. 로페즈의 전담 포수로 명성을 떨친 차일목의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았다.
차일목은 공격에서도 로페즈의 부담을 확실히 덜어줬다. 1-1로 팽팽히 맞선 4회 2사 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 훌리오 데폴라의 가운데 높은 145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솔로 홈런을 작렬시켰다. 차일목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은 데폴라는 이후 연속타를 맞으면서 무너졌다. 차일목의 한 방이 데폴라를 무너뜨린 것이다. 차일목은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어보였다.

오히려 차일목은 로페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로페즈의 공이 정말 좋았다. 지난해에는 공에 힘이 조금 없었는데 올해는 확실히 공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잘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로페즈는 8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였고, 싱커·슬라이더·포크볼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2009년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느낌이었다.
지난 2009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로페즈는 데뷔 첫 해 29경기에서 4차례 완투를 포함해 14승5패 평균자책점 3.12로 위력을 떨쳤다.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나와 2승을 거두며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2년차가 된 지난해 27경기에서 4승10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돌출 행동으로 물의까지 일으켰다. 지난해 막판 과거 이닝이터 능력을 보이며 재계약에는 성공했지만 첫 해보다 구위나 경기운영능력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3년차로서 맞이한 첫 경기에서 2009년의 모습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였지만 전반적으로 볼끝에 힘이 있었다. 로페즈의 공을 받은 차일목은 "직구에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시즌에 도미니카 리그에서 뛰지 않은 결과 구위가 회복된 모습이다. 여기에 위력적인 싱커를 스트라이크존 좌우로 마음껏 원하는 곳으로 집어넣었다. 조범현 감독도 "첫 등판부터 로페즈가 너무 잘 던져줬다"며 "볼 자체가 좋았다. 변화구 제구도 안정적이었다"며 그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악동의 모습을 보인 로페즈는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그는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 잘 풀렸다"고 첫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KIA 타자들은 로페즈에게 무려 9득점을 지원했다. 지난해 로페즈의 9이닝당 평균 득점지원은 4.25점밖에 되지 않았다. 로페즈는 "싱커를 위주로 던졌는데 (포수 차일목이) 몸쪽과 바깥쪽으로 안배를 잘해줬다"며 "공격력이 좋은 타자들을 믿고 편하게 던졌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다르게 팀원들에게 대한 확고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로페즈는 "팀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래저래 일이 꼬이며 겉돌았던 로페즈가 팀 동료들에게 믿음을 보이기 시작한 것부터 조짐이 다르다. 그의 공을 가장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받아온 차일목의 말대로 올해 로페즈는 뭔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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