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수비에서 울고 웃었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06 08: 32

야구에서 잘 쳐서 득점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실점을 하지 않는 견고한 수비가 승패를 결정지을 때가 있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전이 그 예를 보여준 경기였다. SK는 위기 순간마다 야수들의 견고한 수비가 있던 반면 LG는 다 잡은 승리를 경기 내내 기록된 실책, 여기에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겹치며 SK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LG, 기록된 실책만 2개…보이지 않는 실책은?

올 시즌 세 번째 경기지만 LG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울 경기가 됐다. LG는 경기 초반부터 수비수들이 헤멨다. 2회 2루수 김태완은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놓쳤다. 때마침 우익수 이진영이 커버 플레이를 들어와 황급히 2루로 뛰던 정상호를 잡으려 했지만 2루 베이스를 훨씬 넘어가며 보이지 않는 실책을 저질렀다. 다행히 실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3회도 수비 불안은 이어졌고, 이번에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1사 후 박재상의 우익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 때 이진영이 재빠르게 몸을 움직였지만 글러브를 맞고 공을 떨어뜨리며 2루타를 내줬다. 이어 박재홍의 2루수 앞 평범한 땅볼 때 약간의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며 2루수 김태완이 공을 더듬으며 1사 1,3루가 됐다. 유격수 박경수는 후속타자 정상호의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이 역시도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 타구는 안타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행히 선발 벤자민 주키치가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고 1실점으로 막았다.
8회 역전을 허용할 때는 구원투수 이동현과 이상열이 나란히 폭투를 기록했다. 임훈의 중전안타 때 중견수 이대형의 3루 송구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타이밍 상으로는 충분히 3루로 뛰던 박정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송구가 정확하지 못하며 동점주자를 살려줬다.
▲SK, 실책은 있었지만 견고했다
SK 역시 경기 초반 우익수 임훈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구원투수 '작은'이승호도 7회 폭투를 기록하며 실점을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SK는 내야수들의 높은 수비 집중력을 보여줬다. 유격수 박진만은 수비 범위가 넓지 못했지만 중심을 잃으면서까지 안정되게 2루에 송구하는 모습을 연출하는가 하면,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역시 불규칙 바운드까지 대비해 모든 타구에 집중력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김광현 역시 2회 1실점 후 자신의 얼굴 쪽으로 날아오는 직선 타구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특히 SK는 6-5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9회말 무사 1루에서 언더핸드 정대현이 조인성과 대결 때 3루수 최정이 3루 라인 선상에 꼭 붙어있던 수비가 동점을 막은 원동력이었다. 정상적인 수비 위치였다면 조인성의 타구는 3루 선상을 빠지는 타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대현은 주무기인 싱킹 패스트볼을 몸쪽에 던졌고 조인성이 잡아 당길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3루수 최정은 3루 베이스 뒤에서 공을 기다렸다 정확하게 1루에 송구했다. 1루 대주자 이학준이 2루에 스타트를 끊은 상태였기에 선상으로 공이 빠졌다면 충분히 동점이 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SK의 공포의 펑고 내야수비 훈련과 상대의 습성을 분석한 데이터 야구가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