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좋다니까. 그런데 자기가 변화구 투수인 줄 알어".
한화 한대화 감독이 2년차 외국인투수 훌리오 데폴라(29)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한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데폴라는 자기가 무슨 변화구 투수인 줄 안다. 좋은 직구를 가지고 있는데도 변화구로 승부를 하니 얻어맞는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올해 류현진과 막강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데폴라는 지난 5일 KIA와의 대전 홈개막전에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 10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오는 등 140km 중후반대 빠르고 힘있는 공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 감독은 "계속 변화구만 던지길래 포수 신경현을 불러 얘기했다. 그런데 포수 말도 안 듣더라"며 "변화구-변화구로만 던지다 안 되니까 결국에는 몰리는 볼카운트에서 직구를 얻어맞은 것이다. 차일목한테 맞은 홈런이 그랬다. 직구를 보여주는 걸로 던지고 변화구를 던져야 하는데 자꾸 변화구만 던지니까 안 되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날 데폴라는 총 96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가 50개, 변화구가 46개로 비율이 거의 같았다. 결승 홈런을 친 차일목도 "데폴라의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다"고 했었다.
그래도 데폴라의 구위에 대한 믿음은 컸다. 한 감독은 "공 자체는 좋다. 데폴라의 직구는 치기가 힘들다"며 "자기 나름대로 잘 해보려고 하는 건 알겠는데 조금 더 영리하게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신경현은 "내 탓이다. 내가 사인을 잘못 낸 것"이라며 데폴라를 감싸안았다. 비록 첫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위력적인 구위를 입증한 데폴라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전날 2타수 2안타로 데폴라를 괴롭혔던 KIA 김선빈도 그에 대해 "껄끄러운 투수"라고 평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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