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28개월보다 지난 한 달이 더 길었다".
강원은 6일 강릉종합운동장서 열린 러시앤캐시컵 2011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전후반 득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두 팀은 나란히 컵대회서 1승 1무를 마크했다. 최순호 강원 감독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사령탑서 물러났다.
인터뷰룸에 들어선 최순호 감독은 복받친 감정이 다 가라앉은 듯 떨리는 음성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최순호 감독은 "이전의 28개월 보다 지난 한 달이 길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많은 기쁨을 줘야 하는 위치에 있는데 그러지 못했고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혼자라는 느낌에 슬펐다. 약속한 부분이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빨리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퇴의 변을 전했다.
최 감독은 최근 K리그의 수비 중심적인 축구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지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광주 제주를 제외한 다른 팀들은 공격보다는 수비를 잘해보겠다는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K리그가 많이 걱정된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최순호 감독은 "강원 팬들이 바라는 축구와 최순호의 축구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왔다. 경기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축구'에는 관중들을 위한 축구도 포함되어 있다"며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은 지난 2년 동안 내가 원하는 축구에 가까이 갈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승패를 떠나 그런 경기를 보여줬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다. 감독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선수들에게 좋은 내용만을 요구했다. 조금 더 경기의 질적인 면을 높이기 위해 파울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했다"며 선수들에게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표현했다.
떠나는 최 감독은 강원의 미래를 축복했다. 최 감독은 "중요한 것은 분위기다. 인위적으로 경기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4경기 보다 앞으로 남은 26경기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강원은 충분히 6강에 갈 수 있는 승점을 얻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 감독은 "지난 28개월 동안 강원 팬들이 응원과 성원을 많이 보내줬다. 받은 것이 너무 많다. 우리와 함께 15개 도시를 함께 다니며 응원해준 분들을 잊을 수 없을 것이고 우추리 어르신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조만간 찾아 뵐 생각이다. 강릉 시민의 한 사람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감사의 말을 끝으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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