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 이동' 한상훈, "수비, 팀배팅, 주루플레이가 나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7 07: 15

2년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한화 내야수 한상훈(31)이 시즌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한상훈은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 2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3일 사직 롯데전부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 시즌 초반이지만 12타수 5안타로 타율이 4할1푼7리에 달한다.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으나 타격랭킹 전체 9위이자 한화 팀 내 최고 타율. 시범경기에서도 3할7푼5리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한상훈이었다.
한상훈은 "타격감은 시범경기 때부터 계속 좋았다"며 자신했다. 오히려 한상훈의 고민은 장기라 할 수 있는 수비다. 한상훈은 지난 3일 사직 롯데전 3회부터 2루에서 3루로 자리를 이동했다. 3루수로 변신한 정원석이 팔과 어깨가 좋지 않아 송구할 때 제대로 채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원석은 짧은 송구가 가능한 2루로 뛰다 최근에는 지명타자로 나오고 있다. 당분간 한상훈이 3루 자리를 맡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사실 한상훈은 수비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 급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다. 3루 이동 후에도 그림 같은 수비를 몇 차례 선보였다. 그러나 한상훈 스스로 3루에는 조금 불안감이 있다. 그는 "2루는 원래 해왔던 자리라서 편하다. 3루는 2루나 유격수와 달리 뒤에 유격수가 있기 때문에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끝까지 공만 따라가면 되면 2루수나 유격수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일고 시절 겪은 트라우마도 있다. 한상훈은 "3루는 빠른 타구가 많이 날아온다. 고등학교 때 3루 수비를 보다 얼굴에 공을 맞은 적이 있어 부담되는 건 있다"며 "팀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겠지만 그래도 (정)원석이 형이 3루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석이 본래의 3루에 자리를 해야 팀의 짜임새가 조금 더 좋아진다는 것이 한상훈의 생각.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지금 현재 3루는 한상훈 말고는 없다"며 그를 계속 3루수 기용할 생각을 밝혔다.
한상훈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는 "내가 팀을 위해 잘할 수 있는 것은 수비와 팀 배팅 그리고 주루플레이"라고 힘줘 말했다. 타격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공수에서 2년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움직임이다. 한상훈은 "2년 공백을 딱히 모르겠다. 오히려 군입대 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부담감이 많았는데 이제는 심적으로 여유가 생겼고 야구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군입대 전부터 유니폼에 흙먼지로 더럽혀진 유니폼이 트레이드마크였던 한상훈은 지금도 변함없는 허슬 플레이와 파이팅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화 윤종화 단장은 "(한)상훈이처럼 팀에 오래 있는 선수가 앞장서 파이팅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그렇게 팀웍이 끈끈해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상훈은 "나 말고도 우리팀에는 전천후 내야수가 많다"며 중고참답게 선후배들 대한 믿음을 보였다. 한상훈이 있어 힘이 나는 한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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