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등록 첫 날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았다.
한화 3년차 우완 투수 장민제(21)가 1군 엔트리 등록 첫 날부터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민제는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 선발 송창식에 이어 2회 1사부터 구원등판했다. 5회 1사까지 던진 뒤 유원상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 3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4~5회 김선빈-이범호-최희섭-김상현을 4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력을 떨치며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장민제는 이날 올해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경쟁을 벌일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지만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하며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하지만 1군에서 중간계투로 맞이한 최진호가 부진하자 2군에서 장민제가 콜업됐다. 장민제는 지난 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2군과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1볼넷 1삼진 무실점 노히트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군 첫 출장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1군행이 결정된 것이다.

이날 2회 1사에서 마운드에 오른 장민제는 이범호를 중견수 뜬공, 최희섭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3회 2사 후 안치홍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이종범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첫실점을 줬다. 하지만 4회부터 다시 위력을 떨쳤다. 김선빈을 스탠딩 삼진 잡은 여세를 몰아 이범호도 6구 만에 몸쪽 꽉차는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이어 최희섭마저 바깥쪽 낮은 직구로 3구 만에 스탠딩 삼진으로 요리했고, 5회에도 첫 타자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타자 연속 탈삼진.
5회 1사 후 나지완을 우전안타로 출루시킨 장민제는 유원상에게 바통을 넘기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유원상이 안치홍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장민제의 실점은 2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3이닝 동안 던진 49개 중에서 35개가 스트라이크였고, 13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10차례 잡아낼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 연장 10회말 이대수의 극적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한 한화는 장민제의 재발견이라는 소득까지 얻은 대단히 값진 한판이었다.
장민제는 "전날 2군에서 첫 경기를 던지고 1군에 올라왔다"며 "2군에서 송진우 투수코치님이 몸쪽 승부를 강조하셨다. 1군에 올라가서도 마운드에서 여유를 갖고 몸쪽 승부하면서 제구에 집중하라고 하신대로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그는 "1군 개막 엔트리에 못 들어 실망도 조금 있었지만 오히려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한 게 아까워서라도 더 열심히 했다"고 털어놓았다. 2군에서 개막을 맞은 것이 오히려 득이 된 것이다.
장민제는 "스피드보다 몸쪽 승부에 신경을 썼다. 삼진을 많이 잡은 것도 포수 신경현 선배님의 볼 배합대로 믿고 던진 것에 상대 타자들이 당한 것 같다. 나는 그저 제구에만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공격적으로 승부하고 싶었다. 공격적으로 승부할수록 수비가 편해진다"고 말했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그는 팀을 위해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어른스런 투수였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