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이적설만 잦은 이유..."세상이 변했기 때문"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4.07 10: 21

"혼다 게이스케(25, CSKA 모스크바)의 이적이 불발되는 까닭은 일본의 경제가 침체되며 세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가시마 앤틀러스의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3차전을 앞두고 일본의 취재진이 밝힌 얘기다.
혼다는 일본축구의 간판스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의 16강 진출을 이끈 뒤 이적설이 들끓었지만 정작 이적은 성사되지 않으면서 '러브콜의 사나이'라는 별명만 붙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메인 스폰서인 스탠다드차타드가 "리버풀이 우리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시아 축구스타를 영입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이적설이 제기됐지만 공식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한 기자는 "예전과 달리 스폰서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혼다의 이적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리버풀 이적설도 예전이라면 벌써 성사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 기업들이 성과물의 측정이 어려운 축구 마케팅에 돈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박지성의 영입으로 매년 4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들었다. 과거 일본 선수를 영입했다면 최소한 그 10배 이상을 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돈을 쓰는 기업이 없다"고 덧붙였다.
만약 혼다가 빅클럽으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작년 VVV-벤로(네덜란드)에서 소속팀 CSKA 모스크바(러시아)로 이적하면서 발생한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55억 원)를 실력만으로 받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당시 몸값이 600만 유로(약 93억 원)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얘기다.
또 다른 기자도 "일본만 변한 것이 아니다. 해외 구단들도 더 이상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일본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관심이 없다.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몸값은 저렴하지만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데려가는 데 주력한다. 가가와 신지가 대표적이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살펴보면 이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가가와를 비롯해 하세베 마코토, 우치다 아쓰토, 호소가이 하지메, 야노 기쇼, 마키노 도모아키 등이 모두 헐값에 해외로 진출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했고, 우치다만 이적료 180만 달러(약 20억 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CSKA 모스크바가 지금처럼 혼다의 이적료 1000만 유로를 고집한다면 이적은 어려울 것이다. 더 이상 스폰서의 힘으로 이적을 성사시키기는 어렵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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