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외야수비. 전혀 문제없었다. 오히려 기대이상이었다.
KIA 거포 김상현(30)이 야간경기에서도 안정감있는 외야수비로 합격점을 받았다. 김상현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5일 첫 야간경기 외야수비를 봤지만 좀처럼 타구가 오지 않아 수비력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안타로 굴러온 타구를 하나 처리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들날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보살을 기록하는 등 기대이상의 수비력을 선보였다.
김상현은 1회 이대수의 뜬공을 무리없이 처리했다. 잘 맞은 타구를 펜스 근처까지 따라가 안정감있게 캐치했다. 2회에도 강동우의 타구를 무리없이 잡아낸 김상현은 3회 전현태의 완만하게 뜬 타구도 재빠르게 판단해 제 자리에서 안정된 자세로 처리했다. 3개의 뜬공을 모두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주위의 우려를 잠재웠다.

오히려 백미는 5회였다. 2사 2루에서 이여상이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렸다. 한화 2루 주자 김경언은 지체하지 않고 홈으로 돌진했다. 투바운드로 이여상의 타구를 걷어낸 김상현은 짧게 원투 스텝을 밟은 후 홈으로 송구했다. 김상현의 송구는 포수 김상훈 바로 앞에서 원바운드된 뒤 미트 속으로 그대로 꽂혔고, 2루 주자 김경언은 홈에서 거의 자동 태그아웃됐다. 완벽한 보살. 3루수 출신으로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김상현은 데뷔 후 대부분 시간을 3루수로 활약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한 2009년에도 3루수였다. 그때 당당히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그러나 올해 수비가 견고한 이범호가 가세하면서 3루 자리를 내주고 외야로 이동했다. 사실 김상현에게 외야도 낯설기만 한 곳은 아니다. 상무 시절 외야수로 많은 경기에 나섰고, LG 시절에도 3루수 정성훈이 들어온 2008년부터는 외야수비 연습도 많이 했다. 그래서 함께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롯데 홍성흔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KIA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이에게 화려한 외야수비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실책을 하지 않고 야구를 할 수 있겠나. 이종욱도 실책을 한다"며 "아직 외야타구 판단이 쉽지 않고 라인드라이브나 빗맞은 타구에는 완전히 자신있는 건 아닐 것이다. 실수하면서 하는 것"이라고 부담을 덜어줬다. 이어 "정말 중요한 건 공격력이다. 방망이를 잘 쳐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김상현은 야간경기 외야수비에서도 기대이상으로 안정감을 과시했다. 조 감독의 고민 하나가 덜어지고 있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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