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출' 한화가 해볼만한 이유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8 07: 48

모두가 최하위 후보라고 생각했다. 냉정하지만 의심의 여지없는 예상이었다. 그런데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화가 불가능해 보이던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제 겨우 4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긍정적으로 기대되는 요소들이 보인다. 지난 가을부터 선수들을 강하게 조련하고 있는 '마술사' 한대화 감독의 입가에도 조금씩 미소가 번지고 있다.
▲ 투수가 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지난 2년간 한화가 최하위를 한 데에는 2년 연속 맨 밑바닥에 머문 팀 평균자책점이 근원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한대화 감독은 지난해 투수명단을 보고 "어떻게 투수운용을 했는지 모르겠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쓸 수 있는 투수자원이 많아졌다. 지난 6일 대전 KIA전이 그랬다. 선발 송창식이 조기에 무너졌지만 따라가서 뒤집었다. 2회부터 구원등판한 롱릴리프 장민제가 3이닝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한 게 대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한 감독은 "그게 바로 달라진 부분이다. 작년이었으면 그냥 졌을 경기였다"며 "투수력이 괜찮다 보니 승부가 된다"고 자신했다.

▲ 한방이 있다
한화는 올해 장타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거포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며 휑하니 비어버린 팀 타선은 한대화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 의외로 한화의 장타가 뻥뻥 터지고 있다. 이제 4경기밖에 안 했지만 팀 홈런(5개) 1위, 장타율(0.388) 3위에 올라있다. 업그레이드된 4번타자 최진행이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고 있고, 거포로 변신한 이대수가 하위타순에서 난을 일으키고 있다. 팀 타율(0.233)은 7위지만 오랜 전통이 된 특유의 한 방은 여전하다. 한대화 감독은 "모든 경기를 홈런으로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며 "일단 에버리지가 나와야 승부가 가능하다. 타율이 좋으면 그만큼 홈런도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분위기 탔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한화는 리빌딩을 통해 확젊어진 팀이다. 그래서 팀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개막전에서 충격적인 영봉패를 당했지만 그 다음날 스무살 안승민이 혼신의 역투로 팀을 구했다. 한대화 감독은 수비실책 2개를 연속해 저지른 정원석을 빼지 않고 3루에서 2루로 보내며 용기를 북돋았다.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는 패색이 짙던 경기를 9회말 최고참 강동우의 동점 투런포와 10회말 이대수의 끝내기 솔로포로 뒤집었다.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찬스에서 몸쪽으로 향하는 공을 피한 뒤 병살타로 물러나며 자책한 이여상은 이대수를 뜨겁게 끌어안았다. 이여상은 "안타 2개가 의미 없어졌다"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팀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한대화 감독은 "그날 경기를 이기고 기대할 만한 게 생겼다. 점점 좋아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분위기 탄 한화는 충분히 해볼 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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