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전에 한 외국인이 스피드건을 들고 포수 뒤 중앙석에 앉아 있었다.
'특급좌완'김광현(23, SK 와이번스)의 투구를 보러 온 미국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모 구단 스카우트였다.
'코리안특급'박찬호가 뛰기도 했던 이 팀의 아시아 스카우트 담당자는 7일 저녁 서울에서 OSEN과 만나 "한국의 고교야구 선수들과 프로 선수들도 볼 겸 왔다"면서 "때마침 김광현이 등판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LG를 상대로 6⅔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4사사구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6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다 7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스카우트 역시 "7회에 흔들리는 모습을 봤다"면서 스카우팅 북에 체크한 부분을 보여줬다. 익명을 약속한 뒤 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가장 먼저 "오늘 김광현의 모습은 메이저리그에서 3선발 수준의 피칭이었다"면서 "몸은 가냘프지만 마르지는 않았다. 살이 아니라 온 몸에 근육이다"고 평가했다.
김광현의 투구폼에 대해서는 "공을 놓는 타점이 높으며 팔 동작이 빠르다"고 말한 뒤 "직구는 88∼92마일(141∼148km)이며, 평균 수준이다. 그러나 투구폼이 역동적이며 힘이 넘친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슬라이더 구위는 평균 이상이며 구속은 82∼87마일(132∼140km)로 공 끝이 조금씩 떨어지거나 커터성으로 변한다. 특히 공 끝의 움직임이 예리하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김광현이 올 시즌 신무기로 공을 들인 스플리터에 대해서는 "공 끝이 빨리 변한다. 제구는 낮게 형성된다"고 말했고 "체인지업의 변화는 완만하다. 평균 이하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제구력에 대해서 그는 "제구력은 평균 수준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는 있지만 좋은 로케이션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구를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한 뒤 "투구수를 줄이는 것도 숙제다"고 정리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WBC 때 당시 현장에서 김광현을 직접 체크했다. "오랜만에 직접 그의 투구를 현장에서 지켜봤다"고 말한 그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라며 웃음을 지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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