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G 트윈스 팬들에게 한 가지 즐거움이 사라졌다. 선수들 응원가 중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합창을 했던 "만나서 반갑습니다. LG 오지환입니다"를 따라 할 기회가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LG 트윈스 붙박이 유격수였던 오지환(20)이 지난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의 얼굴을 보기기 힘들다. 오지환은 지난 2일 두산과 잠실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장했지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올 시즌 2경기에 출장해 4타수 무안타다.
부상은 아니다. 컨디션도 정상이다. 그러나 LG는 지난 3일 두산전에서는 이혜천이, 5일 SK전에서는 김광현이, 그리고 6일 SK전에서도 전병두가 등판했다. 연일 LG를 상대로 상대팀이 좌완 투수를 선발로 올리면서 좌타자인 오지환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있었다. 오지환은 지난해 125경기에 출장 2할4푼2리의 타율에 85안타 13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신인치고는 우수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우투수를 상대로 타율이 2할6푼5리였던 반면 좌투수에게는 1할7푼1리로 저조했다.
이 때문에 지난 3경기에서 LG는 주전 2루수인 박경수를 유격수로 이동시키고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김태완을 2루수로 출전시켰다. 좌완 상대 성적이 2승1패로 좋자 박종훈 감독은 "당분간 좌완 선발일 때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라고는 뜻을 나타냈다.
수비적인 측면도 고려됐다. LG는 지난 세 경기에서 박현준, 주키치, 심수창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세 명 모두 내야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만큼 수비의 견고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오지환은 지난해 실책을 27개나 범하며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비시즌 동안 잠실구장은 내야 흙을 새로 깔면서 현재 지반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아 불규칙 바운드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자칫 시즌 초반 오지환이 잦은 실책을 범할 경우 그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지환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수비 훈련에 큰 비중을 뒀다. 염경엽 수비 코치로부터 엄청난 양의 펑고를 받았다. 타구 처리에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주변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역시 "부족한 점이 많이 있어 겨울 동안 공수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훈련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6일과 7일 잠실 야구장에 일찍 도착해 LG 실내야구장에서 배팅 머신을 틀어놓고 혼자서 타격훈련을 하는 이가 있었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훈련을 마치고 굵은 땀방울을 닦으면서 "비록 선발로 경기에 출장은 못하고 있지만 팀이 승리하니깐 좋다"면서 "캠프 때 열심히 훈련한 만큼 그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내게 기회가 올 때 잘 하면 된다"고 다짐했다.
일단 오지환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 선발이 류현진이다. 오지환은 지난해 류현진을 상대로 6타수 2안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안타를 뺀 나머지 4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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