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아찔한 비상…숨 멎을 듯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4.08 17: 11

태양의 서커스 ‘바레카이’ 줄타기·아크로배틱 환상
[이브닝신문/OSEN=오현주 기자] 30여미터 높이의 천정에서 하얀 깃털날개를 단 한 청년이 뚝 떨어진다. 순간 객석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으며 술렁이기 시작한다. 태양의 서커스 ‘바레카이’의 시작이다. 잠시 후 날개를 버린 청년은 공중에서 펼치는 고난도의 곡예를 통해 낯선 공간에 살아남은 설렘과 희망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쇼를 연출한다고 평가받는 태양의 서커스가 ‘바레카이’로 국내 공연을 시작했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환상적인 줄타기와 아크로배틱, 저글링, 발레, 코미디까지 총체적으로 선보이는 종합예술극이다. 두 명의 배우가 번갈아 부르는 몽환적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중력의 법칙을 거스른 인간 저글링이라 할 만한 또 다른 배우들은 꿈속에서나 볼 듯한 기예의 정수를 펼친다.

드라마의 근간은 그리스신화 ‘이카루스’에 두고 있다. 태양 가까이 다가가면 날개가 녹아 떨어질 수 있다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한 이카루스는 한없이 하늘을 날아오르다 추락사한다. 하지만 바레카이 속 이카루스는 다른 전개와 결말을 가지고 있다. 이카루스가 어느 미스터리한 숲으로 떨어져 살아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에 관한 상상력이 개입한 것이다. 14개 장면을 연출한 극 속 이야기들은 이 적극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다.
200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했다. 그 후 60개 도시를 순회하며, 1984년 캐나다 퀘백에서 12명의 길거리 공연자로 시작해 이젠 1200명 공연자를 가진 글로벌 극단으로 변모한 태양의 서커스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선 ‘퀴담’ ‘알레그리아’ 이후 세 번째다.
집시언어로 ‘어디든지’란 의미를 가진 바레카이. 바람이 데려다 놓는 곳 어디에서든 상상 이상의 또 다른 삶이 시작된다는 이카루스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무대에서 내달 8일까지다.
euanoh@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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