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즈, 데드 암(Dead Arm)으로 고전한 듯", 두산 관계자의 아쉬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08 18: 22

"트리플A 시즌이 끝난 후에는 곧바로 윈터리그로 합류해 선발로 뛰었다. 그러다보니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예상과 동떨어진 모습에 구단 관계자 또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의 한 구단 관계자가 지난 7일 공식 퇴출된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라몬 라미레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베네수엘라 대표로 나서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16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던 라미레즈. 그러나 그는 시범경기 2차례서 2패 평균자책점 23.63을 기록한 뒤 1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서도 4이닝 11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결국 퇴출의 칼날을 맞았다.
 
2008시즌 신시내티서 데뷔했을 당시의 라미레즈는 팀에서도 주목했던 전도유망한 우완 선발이었다. 140km대 후반의 직구에 움직임이 좋은 체인지업을 자랑했으나 불과 3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서 가장 먼저 퇴출되는 외국인 투수가 되고 말았다. 김경문 감독 또한 "정말 조용하게 있다가 떠났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라미레즈가 생각만큼 직구 구위와 구속이 나오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라고 밝힌 관계자는 라미레즈의 퇴출 이유에 대해 '데드 암(Dead Arm)' 현상을 이야기했다. 데드 암 현상은 어깨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 자신도 모르게 힘이 떨어져 구속이나 구위가 하락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비디오 영상으로 봤던 라미레즈는 분명 좋은 투수였다. 제구력도 좋고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뛰어나고. 그러나 정작 우리 팀에 와서는 좋은 구위를 선보이지 못했고 제구력도 들쑥날쑥했다. 트리플 A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윈터리그서 선발로 뛰어 힘이 떨어진 현상을 보인 것 같다".
 
라미레즈는 지난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서 9경기에 선발로 출장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47의 성적을 올렸다. 또한 지난해 도미니카 등 중남미 윈터리그서 선발로 활약했던 호세 카페얀(전 한화)이나 에드가 곤잘레스(전 LG)도 윈터리그서는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도 한국 무대에서는 정작 무너져내리며 조기 퇴출되었다. 반면 도미니카 윈터리그서 계투로 뛴 켈빈 히메네스(전 두산, 라쿠텐)는 지난해 14승을 올리며 에이스가 되었다.
 
윈터리그서 선발로 뛴 투수들을 모두 데드 암 현상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이 영향을 미쳐 정작 한국 무대서 본연의 저력을 과시하지 못하고 조기 퇴출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김 감독은 "명색이 WBC서 대표 선수로 활약했더라면 그 자부심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과정의 안타까움보다 결과가 안 좋았던 데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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