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던 류현진, 수비 불안에 '한순간 와르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8 21: 46

수비가 도와주지 않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최고의 공을 던지고도 울어야 했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2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류현진은 8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6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2일 사직 롯데전에서 4⅓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진 이후 2경기 연속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9.58이 됐다.
4회 1사까지 류현진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3회 안타와 볼넷을 1개씩 내줬을 뿐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LG 타자들을 차례로 돌려세웠다. 개막전에서 145km 이상 공이 3개밖에 없었지만 이날은 1회부터 최고 150km 강속구를 포함해 145km 이상 공을 무려 9개나 던졌다. 좌우 코너워크를 활용한 그의 힘이 실린 강속구는 쉽게 건드릴 수 없었다. 그 기세가 4회 1사까지 계속 이어졌다.

4회 1사 후 정의윤을 볼넷으로 보낸 류현진은 윤상균에게 초구 142km 가운데 높은 142km 직구가 통타돼 역전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을 맞은 건 괜찮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후속타자 이병규가 류현진의 바깥쪽 높은 142km 직구를 때려 좌익수 쪽으로 보냈다. 타구에 힘이 동반돼 뻗어나갔지만 못잡을 타구는 아니었다. 그런데 좌익수 최진행이 캐치하지 못해 2루타로 둔갑됐다.
결국 김태완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이어진 1사 1·2루에서, 조인성에게 쐐기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과정은 더 좋지 않았다. 2사 후 이대형의 빗맞은 타구가 3루 선상에 아슬아슬하게 걸쳤다. 내야안타. 계속된 박경수 타석에서 포수 신경현이 볼을 빠뜨리며 2루 베이스를 훔친 이대형이 3루까지 진루했다.
박경수가 볼넷으로 나간 뒤 계속된 1사 1·3루에서 류현진은 2루 도루를 시도하던 박경수의 움직임을 간파, 1루수 전현태에게 공을 넘겼다. 그런데 전현태의 송구는 2루가 아니라 좌익수 최진행을 향했다. 그사이 3루 주자 이대형이 홈을 파고들며, 6실점째가 만들어졌다. 류현진은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실점을 더 했다. 2사 만루. 류현진은 정성훈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이대수가 잘 따라가 캐치한 뒤 2루를 노렸다. 그러나, 이대수는 2루에 송구할 수 없었다. 2루수로 옮긴 전현태가 1루 백업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2루 베이스가 비었다. 류현진은 글러브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날 류현진의 공은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개막전에 비해 구위는 확실하게 올라온 모습이었다. 그러나 4차례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했고, 주심의 스트라이크존도 까다로웠다. 몇 차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을 잡아주지 않는 바람에 더 흔들렸다. 제 아무리 괴물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도움없이는 힘들다. 류현진도 사람이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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