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굿바이' 류현진 트라우마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08 21: 47

더 이상 LG에 '괴물 좌완' 류현진(24, 한화 이글스)의 트라우마는 없다.
LG가 지난 몇 년 동안 고생했던 지긋지긋하게 고생했던 류현진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LG는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상대 선발 류현진을 두들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말 그대로 '류현진 앞에 쥐'였다. LG는 류현진만 만나면 힘을 못쓴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 정신적인 외상을 뜻하는 '류현진 트라우마'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반면 류현진은 LG만 만나면 힘을 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 투수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현진은 지난 5년간 LG전 30경기에 등판 21승5패 평균자책점 2.07. 피안타율은 2할8리,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98, 9이닝당 탈삼진은 9.4개였다. 8차례 완투와 2차례 완봉도 있었다. 통산 승수가 78승인데 그 중 26.9%에 해당하는 21승이 LG에게 거둘 정도로 강했다.
▲LG, 류현진 어떻게 깼나?
경기 전 박종훈 LG 감독은 "류현진을 깨기 위한 비책 중 하나"라며 "더 이상은 공개할 수 없고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라인업 변화를 줬다. 지난 4경기에 비해 우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7명이나 넣었다. 좌타자가 주축인 LG로서는 파격적인 변화다. 클린업트리오도 '정성훈-정의윤-윤상균' 우타자로 조합했다.
LG는 1번에 이대형을 복귀시켰고, 2번에 박경수를 넣어 테이블세터진을 구축했다. 6번에는 '큰'이병규가 선발에 합류했고, 김태완-조인성-서동욱이 그 뒤를 이었다.
LG는 지난 4경기에서 모두 4번에 박용택을 선발로 출장시켰다. 그러나 박용택이 4경기에서 16타석 13타수 1안타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타율이 7푼7리밖에 되지 않았다.
▲LG, 윤상균 한방에 자신감 '쑥쑥'
변화는 적중했다. 시즌 첫 5번 지명타자 선발 출장한 윤상균이 4회초 1사 1루에서 류현진으로부터 깜짝 투런 홈런을 날렸다. 윤상균은 류현진의 141km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중견수 펜스를 살짝 넘겼다.
윤상균의 한방에 류현진은 기가 죽었고, 반면 LG 타자들은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다. 계속된 1사 1,2루 찬스에서 '안방마님' 조인성(36)이 류현진이 129km 가운데 높게 떨어진 서클 체인지업을 받아 쳐 중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LG가 상승세를 타자 류현진과 한화는 동시에 흔들렸다. 이대형이 3루수 앞 내야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한화 내야수 한상훈의 송구 실책 때 홈을 밟아 류현진으로부터 6점을 뽑아냈다.
▲LG, 훈련은 주중 SK전 통해서…
LG는 이날 경기 전 특별히 류현진을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좌완 배팅볼 투수의 볼을 치는 정도였다. 이유가 있었다.
LG는 지난 3경기에서 모두 좌완 선발을 상대했다. 상대 선발투수들도 만만치 않은 이들이었다. 3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이혜천을 상대로 4회 집중 안타를 퍼부으며 7-0 승리를 이끌었다.
5일 잠실 SK전에서는 '특급 좌완'김광현을 무너뜨렸다. LG는 비록 경기는 5-6으로 역전패했지만 7회 집중안타를 날리며 김광현을 상대로 4점이나 뽑아냈다. 6일에는 LG를 상대로만 선발로 종종 등판하는 SK 좌완 전병두를 1회도 지나기 전에 마운드에서 끌어 내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난 세 경기에서 계속해서 좌완 투수만 상대했기에 어쩌면 우투수보다 좌투수의 볼이 더 눈에 잘 보였을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두산과 SK가 LG의 좌완 투수 울렁증 극복에 도와줬다고 볼 수 있다.
박종훈 감독은 "지난해 우리 팀은 좌투수를 상대로 부진했다. 쉽게 말하면 상대에게 호구가 잡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극복하는 것이 올 시즌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면서 "올해는 상대 좌완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 2가지 방법으로 타순 변화와 싸우는 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시즌 초 5경기 가운데 좌완 선발만 4차례 상대해 3승1패를 거뒀다.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좌완 류현진과 김광현을 차례로 넘었다. 더 이상 좌완투수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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