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과 빅뱅, 아이돌 잔혹사를 끊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4.09 09: 10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이 말조차 옛 말이다. 요즘은 최신형 핸드폰이나 노트북이 출시되고 한 두 달이면 구형되는 세상이다. 
연예계 역시 옛날보다 초침이 훨씬 빨리 돌아간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박중훈-안성기 처럼 한 번 맺은 스타와 매니저의 인연이 10년 넘게 지속되는 미담은 사라진지 오래다. '뜨자마자 돌아선다'는 게 매니저들의 하소연이고 '재주는 내가 넘고 돈은 누가 벌었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게 스타들의 푸념이다.
그래서 데뷔까지의 준비와 이후 계약기간이 다른 연예인보다 월등히 긴 아이돌 그룹들은 재계약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여러 멤버를 모아놓고 훈련하는 데 2~5년, 데뷔와 함께 정식계약 7년이면 벌써 10년 세월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그룹의 경우 재계약 무렵이면 병역 문제가 걸리고 나이도 30살을 넘기 마련인데다 이해관계까지 얽히고 설켜서 뿔뿔이 헤어지곤 한다. 그렇다고 걸그룹은 상황이 다를까? 멤버들 사이 갈등이나 멤버-소속사 간 분쟁 등으로 일찍 문을 닫는 케이스가 수두룩하다. 얼마전 재계약 소식을 밝힌 실력파 걸그룹 브아걸의 근성과 단결력이 단연 돋보이는 배경이다.
국내 가요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고락을 같이 한 인기 아이돌 그룹을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힘들다. 신화가 아직 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각각 소속사를 달리하는 바람에 제대로된 활동 여부는 미지수다.
신화 등 소수 몇 개 그룹 외에는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HOT, 동방신기 등 시대별 최고의 아이돌 그룹들이 재계약 순간에 여러가지 이유로 내홍을 겪으며 뿔뿔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가요계에서 일컫는 아이돌 잔혹사다.
지난 7일 5년 재계약을 발표한 빅뱅 또한 아이돌 잔혹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들불처럼 번졌던 아이돌 그룹들의 해체와 내분이란 가요계 난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대표는 지난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왜 인기 그룹들이 자주 해체 위기를 맞는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바 있다. 가장 주된 이유로 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멤버들 간의 음악적 의견차가 커지는 점을 들었다. 양 대표 본인이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이고 이후 YG를 설립, 빅뱅과 2NE1 등 정상의 아이돌 그룹을 키웠기에 설득력을 더하는 경험담이다.
양 대표는 "빅뱅에 집중하기 위해 빅뱅 멤버들의 솔로 활동을 이끌었다. 빅뱅과 2NE1은 오랫동안 함께 하는 그룹들이고 싶다"며 "많은 그룹들이 5~7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해체하곤 하는 데 이는 그룹을 길게 하면서 발생하는 멤버들 사이의 음악적 견해차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나 자신이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온 몸으로 겪었던 일들이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 빅뱅은 솔로도 해보고 유닛으로 뛰어보면서 각자 멤버들의 음악적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그룹으로 돌아와 같이 활동할 때는 더욱 집중하고 애착을 갖는 배경이 여기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2NE1도 마찬가지다".
양 대표가 밝히지 않은 빅뱅의 재계약 배경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더 있다. 바로 돈과 명예다. YG는 빅뱅 등 소속   가수들과 수익 분배 등과 관련한 돈 문제로 잡음을 내지 않았고 빅뱅 멤버들은 지난 5년동안 YG의 적극적인 관리 덕분에 큰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빅뱅은 아이돌을 요구하는 방송사 등의 강력한 출연 압박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앨범 구성이나 발표 시기, 공연 내용에 대한 의견 개진에도 멤버들이 우선권을 가졌다.
이처럼 음악적 자유와 명예, 그리고 돈이란 아이돌 그룹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실히 채웠다는 게 빅뱅-YG의 재계약으로 이어졌음이 분명하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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