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젠 '좌완 투수'가 두렵지 않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09 09: 56

LG 트윈스가 좌완 투수 공포증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2011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는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상대 선발 '특급 좌완'류현진을 두들겼다. 지난 5일에는 김광현(23,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맹타를 날린 LG는 3일 이혜천(32, 두산 베어스), 6일에는 전병두 등 SK 좌완투수 5명을 상대로 9이닝을 소화하며 특급 좌완 선발 4인을 모두 뛰어 넘었다.
덕분에 LG는 시즌 초 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3승2패를 기록하며 SK에 이어 두산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작은 박종훈 LG 감독의 철저한 준비와 분석, 그리고 자신감에서 나왔다.
박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우리 팀은 좌투수를 상대로 부진했다. 쉽게 말하면 상대에게 호구가 잡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극복하는 것이 올 시즌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면서 "올해는 상대 좌완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 2가지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이 말하는 두 가지 극복법은 타순 변화와 싸우는 방법에 있었다. 일단 LG는 지난 네 차례 좌완 선발 때 1번타자에 이대형 대신 박경수를 세 차례나 전진배치 시켰다. 그리고 이대형을 2번으로 내리고 클린업 트리오를 우타자 중심으로 가져갔다.
8일 류현진과 상대할 때는 이대형과 '큰'이병규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 7명을 모두 우타자(스위치타자 서동욱 포함)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4번타자였던 좌타자 박용택과 컨디션이 좋은 이진영마저도 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박용택을 대신해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윤상균이 0-1로 뒤지던 4회초 역전 투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의 한방에 분위기를 탄 LG는 베테랑 조인성의 쐐기 스리런포까지 터지며 거함 류현진을 격침시킬 수 있었다.
지난 5일 김광현을 상대할 때도 비슷했다. 이날은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하기 위한 특별 훈련도 실시됐다. LG 타자들은경기 3시간 전부터 보통 때와 달리 '피칭 머신 공보기' 훈련을 시작했다. 김광현이라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마운드보다 근거리에서 낮고 빠르게 들어오는 피칭 머신을 설치해 김광현의 직구와 낮게 형성되는 슬라이더의 변화를 대비했다. 박 감독이 말한 싸우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했다.
효과는 경기 중반 나타났다. LG는 7회 대거 4점을 뽑아내며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리며 승기를 잡았다.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LG는 김광현이라는 큰 산을 뛰어 넘었다.
6일에는 SK를 상대로 9이닝 내내 좌완투수 볼만 봤다. 선발 전병두에 이어 고효준, 이승호, 김태훈, 정우람까지 이날 등판한 투수 5명 모두가 좌완이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안타는 5개밖에 뽑아내지 못했지만 사사구를 6개나 골라나며 두 자릿수 출루를 했기에 역전승도 거둘 수 있었다.
이에 대해서 서용빈 타격 코치는 "마무리 훈련 때부터 좌투수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일단 지난 경기에서 결과가 괜찮은 만큼 타순에서는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훈 감독은 8일 류현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우리 타자들이 좌투수 싸움에서 좀 더 자신감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LG는 다음주 주중에는 삼성과, 주말에는 롯데와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은 LG전에 차우찬을, 롯데는 장원준을 선발로 등판 시킬 가능성이 높다. 차우찬은 지난해 LG 상대 3승 평균자책점 0.28로 매우 강했다. 장원준도 LG전에서 3승을 거뒀다. 이제 이들까지 넘으면 LG는 올 시즌 꿈에 그리던 9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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