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균에게 맞은 홈런이 컸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 류현진은 지난 8일 대전 LG전에서 6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2일 사직 롯데전 4⅓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5실점 이후 2경기 연속 패배. 데뷔 후 가장 좋지 못한 출발이다. 개막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천적으로 군림한 LG전에서 무너진 건 치명적이었다. 그래도 한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류현진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 윤상균의 한 방

한대화 감독과 한용덕 투수코치는 약속이라도 한듯 "윤상균에게 맞은 홈런이 컸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타자에게 맞으면서 꼬였다. 장타만 노리는 타자한테 높은 쪽으로 실투를 던진 게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윤상균은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0-1로 뒤진 4회 1사 1루에서 류현진의 초구 142km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하나밖에 없는 윤상균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은 것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이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류)현진이에게 다른 건 아쉽지 않았다. 다만 윤상균과 신중하게 승부하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고 거들었다.
▲ 꼬이는 경기
한용덕 코치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이었다"고 했다. 수비에서 실책이 많았고 구심의 스트라이크존도 까다로웠다. 한대화 감독은 "야수들이 실책성 플레이를 4개나 했다. 기록된 실책은 1개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 때문에 경기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구심의 스트라이크존도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윤상균에게 홈런을 맞기 직전 정의윤을 볼넷으로 보냈는데 그 과정에서 스트라이크 같은 볼이 나왔다. 한 감독은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고 했다. 물론 양 쪽 모두 일관성있게 판정을 봤기에 문제될 건 없었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야속하다. 이날 경기 전반적으로 그런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한용덕 코치도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공은 좋았다
그래도 류현진의 구위는 많이 올라왔다. 롯데전에서 145km 이상 공이 3개밖에 없었지만 LG전에서는 20개나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5km에서 150km로 올랐다. 한 감독은 "홈런을 맞기 전까지는 공이 좋았다. 수비가 도와주지 못하고 윤상균에게 실투를 던진 것이 문제였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인데 수비에서 그렇게 해버리니 투수의 힘이 빠지는 것"이라고 류현진을 감싸안았다. 한용덕 코치도 "개막전과 비교할 때 공이 많이 좋아졌다. 구위는 올라왔는데 이상하리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코치는 "(류)현진이가 지난해 워낙 대단한 활약을 하지 않았나. 올해도 그만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 보인다. 오히려 시작 초반 몇 번 맞고 시작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다. 액땜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며 "다음 경기부터는 본래 모습으로 되찾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선수들도 류현진에 대한 신뢰감이 대단하다. 그와 함께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신경현은 "(류)현진이 공은 좋았다. 전적으로 내 리드가 잘못된 것"이라고 자책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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