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양훈을 무너뜨린 이대형의 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09 20: 30

대포 4방이 전부가 아니었다. 빠른 발로 한화 마운드를 뒤흔든 그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었다.
LG 리드오프 이대형(28)이 도루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대형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5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안타는 하나밖에 없었지만 2번 출루해서 모두 도루를 성공시키며 한화 마운드를 뒤흔들었다. 시즌 5·~6호 도루로 이 부문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최초의 5년 연속 도루왕을 향해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1회 시작부터 이대형이 한화 마운드를 괴롭혔다. 정확히 말하면 선발 양훈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2년9개월 만에 선발등판을 가진 양훈을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게 발단이었다. 이대형은 다음 타자 박경수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냉큼 훔쳤다. 이대형은 박용택의 우중간 2루타 때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LG는 1회에만 타자 9명이 나와 3득점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대형의 발이 시작이었다.

2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대형은 양훈을 다시 한 번 괴롭혔다. 풀카운트로 8구까지 승부했다. 이번에는 방망이에 정확히 맞힌 타구가 한화 2루수 전현태의 글러브에 걸려들었다. 그러나 전현태가 한 번 더듬는 사이 이대형의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1루 베이스에서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됐다. 이게 또 화근이었다. 이대형은 박경수 타석 때 다시 한 번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이어 이병규의 홈런 때 유유히 홈을 밟았다. 양훈은 그대로 강판됐다. 이대형에게 너무 많은 힘을 빼고 신경을 쏟은 탓이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이대형의 기세가 좋다. 20타수 7안타로 타율은 3할푼이고, 볼넷 5개를 얻어 출루율은 4할8푼이나 된다. 여기에 도루도 무려 6개. 이날 경기 전까지 4도루로 김선빈(KIA)·김주찬(롯데)과 공동 1위 그룹을 형성했지만 이날 2개를 추가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대형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아직 프로야구에는 5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사람이 없다. 이대형과 더불어 정수근이 1998년~2001년 4년 연속 도루왕한 것이 최고 기록. 이대형이 대기록을 향해 본격적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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