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최고 돌풍의 팀이 나타났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멀었던 LG 트윈스가 4승2패를 기록하며 SK에 이어 두산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해 6위에 그쳤던 LG는 개막전에서 두산과 2연전, 주중 SK와 2연전 속에서도 각각 1승1패를 기록한 뒤 8일부터 시작된 한화와 주말 3연전 가운데 두 경기를 먼저 선취하며 최근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에게 이번 3연승은 결코 쉽다거나 운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같았으면 연패에 빠졌을 수도 있는 시나리오였다.
6일 SK와 경기 때는 선발 좌완 투수 전병두 뿐 아니라 '작은'이승호, 김태훈, 정우람, 고효준까지 5명의 좌완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7일 한화전에서는 '괴물좌완'류현진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뒀다. 5일에는 김광현을 상대로 5점을 뽑아내며 김광현 공포증에서도 벗어났다.

연패 시나리오를 연승으로 만든 것은 박종훈 LG 감독의 정공법 작전에서 나왔다. 박 감독은 9일 대전에서 있는 한화와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대가 에이스를 투입하거나 우리에게 강했던 투수를 내보내면 답이 없다. 정면 돌파로 넘어설 것이다"고 말했다. 어떻게 답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 보면 답이 없다는 그의 말 속에 답이 있었다. 박 감독은 "정면 돌파로 넘지 못하면 마냥 그 자리다. 류현진 뿐 아니라 어떤 투수라도 마찬가지"라면서 "류현진과 리즈의 맞대결을 놓고 말이 있지만 우리는 프로야구 흥행에 신경 쓸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올해는 우리 선발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LG는 현재 1선발로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나선다. 2선발은 사이드암 박현준이, 3선발은 외국인 좌완투수 벤자민 주키치다. 4,5선발로는 심수창과 김광삼이 맡았다.

일단 현재까지는 분위기가 좋다. 6차례 가운데 리즈와 박현준은 두 차례 모두 퀼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심수창과 주키치는 모두 5회 도중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지난해처럼 3회 이내에 선발이 무너지는 경향은 없었다.
박 감독은 "지난해에는 상대팀 에이스급 투수와 맞설 우리 투수들이 없었다. 에이스급 투수는 우리 말고도 어느 팀과도 잘 던지는 투수다. 김광현, 류현진을 보면 알 수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해 선발에서 밀렸다. 6회 이전에 우리가 무너지면서 경기 결과는 일찍 결정 나곤 했다"며 설명했다.
박 감독이 선발 6이닝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팀 선발 평균 투구 이닝이 4⅔이닝이었다. 상위권팀의 선발진은 5⅔이닝이었다. 선발 투수가 1이닝만 더 던져주면 우리도 경쟁력이 있다. 1이닝 차이가 승부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발이 6회까지 싸움을 해주면 게임이 재미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 LG는 가장 기쁜 점이 선발 투수들이 6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감독도 "김광현, 류현진, 양현종, 차우찬 등과 맞설 때는 우리 선발이 6이닝 이상 경쟁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팽팽하게 가면 선발이 내려간 이후 승부를 걸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구원 투수 싸움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뜻이다.
LG는 4월 버거운 스케줄이다. 당장 다음주에 삼성, 롯데와 잠실에서 맞붙는다. 이어 SK 원정과 KIA와 홈경기가 있다. 이 때문에 박 감독은 "5할대 승부로 기대를 하고 있다. 올해 전력은 어느 팀도 절대 약하지 않다. 어느 팀이든 긴장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당분간 변칙은 없다.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며 "정정당당하게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설 뜻을 확고히 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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