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헷갈려".
한화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으로 상승 무드를 타는 듯했으나 8~9일 대전 LG전에서 2연패로 흐름이 끊겼다.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2승4패가 됐다. 투타에서 안정감을 보이지 못하며 흔들리는 모습. 한대화 감독은 "계산이 서지 않는다. 될 듯 하다가도 안 된다. 나도 헷갈린다. 이거 참,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라며 농담 아닌 농담을 던질 정도로 갑갑해 한다.
기대를 건 마운드부터 아직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개막 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에이스' 류현진마저 2경기에서 뭇매를 맞았다. 오히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경우가 4차례나 된다. 선발투수들이 조기에 무너지니 경기 운용이 쉽지 않다. 최소한의 몫을 해주지 못하니 한대화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타자들도 들쭉날쭉하다. KIA를 상대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날에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던 팀 타선이 LG를 상대로는 침묵하고 있다. 팀 타율이 2할3리로 최하위다. 자칫하면 1할대로 떨어질 상황. 한대화 감독은 "상대 투수가 조금이라도 강하면 방망이를 못친다"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에이스를 상대로 고전하는 건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 일이지만 한화의 경우는 그 깊이가 더 심하다.
한 감독이 의도한 야구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당초 구상한 강력한 불펜 운용과 한 베이스씩 더 노리는 기동력이 묶여있다. 외국인 마무리 오넬리 페레즈는 6경기 중 단 1경기밖에 나오지 않았다. 목표로 내건 50세이브는 커녕 50경기 출장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여기에 팀 도루도 4개에 그치고 있다. 시범경기 13경기에서 21도루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던 기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한 감독은 "이게 바로 시범경기와 본경기의 차이다. 본경기에서는 상대가 대처하는 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출 플레이가 속출하며 한 감독의 고심을 깊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보다 수비가 안정된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이 여기저기 화약고처럼 터지고 있다. 한 감독은 "그럴 때마다 아주 미칠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감독의 계산대로 딱딱 떨어지는 경기가 얼마나 있겠냐만은 최소한의 계산이 서지 않는 상황이라는 게 문제다. 그래도 한화는 위기에서 반전을 노린다. 한 감독은 "어떻게든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고 실망은 이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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