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까지는 괜찮다. 그러나 3연패는 안 된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KIA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달라진 LG를 맞아 8~9일 대전 홈경기를 모두 내줬다.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았다. 믿었던 에이스 류현진은 2경기 연속 무너졌고 팀 타선도 아직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3연패까지 당한다면 자칫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10일 LG전은 더 중요하다.
한화는 10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홈경기에 2년차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29)를 선발 예고했다. LG가 벤자민 주키치를 예고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끼지 자존심 맞대결을 벌이게 된것이다. 하지만 절박함은 한화가 더 크다. 올해 류현진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데폴라로서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할 대단히 중요한 한판이다.

데폴라는 지난 5일 KIA와의 홈개막전에서 시즌 첫 선발등판했을 가졌으나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4이닝 10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것이다. 직구 최고 구속 150km를 포함해 140km 중후반대 강속구를 던졌으나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통타당했다. 이날 데폴라는 총 96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는 50개뿐이었다. 한대화 감독은 "아주 좋은 공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치기 힘든 공을 잘 던지지 않으니까 문제"라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하지만 구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믿어볼 만하다. 데폴라는 개막전 등판을 앞두고 아내가 고국 도미니카로 돌아가는 바람에 투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아내가 돌아가 아쉬웠지만 그것 때문에 울거나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뭔가 잘 해보려는 마음에 변화구도 많이 섞어던졌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고 자신의 최고 무기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첫 경기 부진이 오히려 몸에 좋은 쓴 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 데폴라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 신경현도 "내가 리드를 잘못한 것"이라며 감싸안았다.
실제로 데폴라를 상대로 안타 2개를 때린 KIA 김선빈은 "까다로운 투수"라고 평가했다. 구위 자체가 살아있다는 뜻. 데폴라는 "우리팀이 강해졌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과연 데폴라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LG 타선을 잠재울 수 있을까. 그의 어깨에 한화의 운명이 달려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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