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홍창화 응원단장, "히트 응원가 만드는 비결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0 09: 28

"우리팀이 매년 이렇게 터뜨려줘요".
한화 내야수 정원석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홈런이나 안타가 아니었다. 바로 응원가였다. 지난해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해 온 정원석은 개그맨 겸 가수 허경환의 노래를 개사한 '있는데'라는 응원가를 갖고 있다. 유머 감각이 남다른 정원석과 요란한 응원소리가 잘 어울렸다. 지금은 은퇴한 전근표의 '섹시가이'가 지난해 최고 히트를 쳤고, 올해는 김강의 '강 때문이야'가 화제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예부터 사용되고 있는 신경현의 응원가는 '악마의 노래'라고 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이처럼 야구 외적으로 화제를 일으키는 한화의 응원가. 모두 이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한화 응원단장을 맡고 있는 '응원의 신' 홍창화(31)씨. 지난 2006년부터 한화와 인연을 맺어 응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홍씨는 타고난 센스와 각고의 노력으로 최고의 응원가들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의 주옥 같은 응원가들은 경기의 승패를 떠나 한화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홍씨는 "팬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하고 인터넷 의견들도 챙겨 본다. 주로 TV, 인터넷, 음악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옛날 노래부터 최근 유행가까지 1000곡 이상 들어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감만 얻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특징도 잘 살핀다. 홍씨는 "선수들마다 특색을 살리려고 한다. 가령 김경언 선수는 구렛나룻이 굉장히 멋지기 때문에 '이글스의 구렛나룻'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지난 2004년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에서 응원단장 일을 시작한 홍씨는 뼛속까지 한화를 사랑하는 이글스맨이다. 서울 출신이지만 한화의 매력에 푹 빠져 이제는 헤어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홍씨는 "대학 후배와 함께 1999년 한화가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것을 본 뒤로 팬이 됐다. 2006년부터 한화 응원 지휘봉을 잡고 열정적으로 일해 온 그는 2008년 이벤트 업체 계약건으로 1년간 타팀의 응원단장을 맡았다. 하지만 한화를 잊지 못해 1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그는 "이제 한화를 떠날 일은 절대 없다. 그럴 바에야 안 하고 말겠다"고 못박았다.
홍씨가 응원단장으로서 가장 중시하는 건 '하나됨'이다. 그는 "인간적으로 다가가자는 생각이다. 팬과 하나가 되어 진심으로 한화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승패를 떠나 야구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모두 한화를 좋아하니까 한화 경기를 보러오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팬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작정이다. 이미 지난해 삭발, 아줌마 파마, 레게머리 등 다양한 헤어스타일로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홍씨는 "올해도 팬들을 위해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화만의 특색있는 응원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실제 한화는 8회 공격에서만 음악을 끄고 응원도구를 내려놓은 채 맨손과 육성으로만 일사불란하게 응원한다. 한화에게 있어 '약속의 8회'라는 의미다.
홍씨의 목표는 체력이 닿는 데까지 한화 응원단장을 하는 것이다. 그는 "여기서 은퇴해야 한다. 이왕이면 내가 응원단장을 하고 있을 때 한화가 우승하는 것을 보고 싶다. 결혼도 우승한 뒤 하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사실 다른 팀에서 오라는 콜도 있었다. 하지만 홍씨는 "난 돈을 떠나 그저 한화가 좋다. 절대 한화를 떠날 일은 없다"며 "언제까지 응원단장을 할지는 모르겠다. 보통 35살이 정년이지만 체력이 닿는 데까지 하고 싶다. 물론 응원단장을 은퇴해도 한화를 계속 응원할 것이다. 내 인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라며 활짝 웃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선수만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든 그 마음만 변치 않는다면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다. 홍씨가 바로 그렇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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