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5회 등판', 두산 3연승 속 '과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10 09: 29

가장 믿음직한 승리 계투 중 한 명인 셋업맨의 5회 조기 투입은 투수진에 커다란 메세지를 던졌다. 두산 베어스의 최근 3연승 중 세 번째 승리 경기는 단순한 승리만이 아닌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도 던졌다.
 
두산은 지난 9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전서 9회말 터진 김현수의 끝내기 중전안타를 앞세워 10-9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4승 2패(공동 2위, 9일 현재)를 기록하는 동시에 최근 3연승을 구가했다.

 
3연승을 기록했으나 내막을 들춰보면 불안감도 숨어있던 경기.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2년 간 마무리를 맡았던 이용찬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우완 김상현을 1군으로 올렸다. 그러나 김상현은 지난 8일 2군 상무전서 선발로 5이닝을 소화, 당장 쓰기는 힘든 투수 자원이었다.
 
이는 김상현에게 기회를 주는 것만이 아닌 이용찬에게 깨우침을 주고자 하는 전략이었다.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더라"라며 김 감독은 이용찬이 2군에서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그러나 9일 선발 이혜천이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며 이용찬이 비우고 간 계투 한 자리 공백과 맞물려 문제를 일으켰다.
 
이혜천의 뒤를 이은 김성배는 이미 전날(8일) 1⅓이닝 투구로 세이브를 올린 바 있다. 5선발 요원이었던 만큼 많은 이닝을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경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일찍 오른 감이 없지 않다. 결국 김성배도 1⅓이닝 1실점으로 정재훈에게 바통을 넘겼다.
 
지난 시즌 정재훈은 6회 이전에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이길 때 확실히 내세우는 셋업맨 카드였으나 이날만큼은 5회 1사에서 출격했다. 얼마나 김 감독이 승리를 간절하게 원했는지 알 수 있게 한 대목.
 
정재훈은 6회도 무실점으로 넘기며 제 몫을 하는 듯 했으나 결국 7회 안치홍에게 우익수 방면 3루타를 내주는 등 3실점 투수로 덕아웃을 덥혀야 했다. 우익수 임재철이 라이트 불빛으로 인해 타구를 잃는 불운도 겹쳤으나 자신의 임무를 더 일찍 더 많이 소화해야 했던 정재훈의 구위 또한 7회 들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사실. 정재훈은 결국 마무리 임태훈에게 바통을 넘겼고 임태훈은 2⅔이닝을 소화했다.
 
계투진에 결코 작지 않은 공백이 생긴 가운데 선발 투수까지 조기 강판당하며 두산은 어려운 경기 속 3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이 아닌 개막 후 1주일이 지난 현재부터 계투 총동원 모습이 나왔다는 점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라 보기 힘들다. 당장 10일 선발 김선우 등판 시 박빙 상황에서 고창성 외 누구를 꺼내들어야 할 지 난감한 상황.
 
선발 투수들의 믿음직한 활약과 2군에서 기량을 절차탁마 중인 롱릴리프 후보들의 기량 성장. 그리고 승리 계투진의 다원화. '김경문호' 두산이 2011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두산의 '대권 도전'이 한갓 꿈으로 그칠 수도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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