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만나면 더 자신있게 세게 던지더라구요".
한화 유격수 이대수(30)가 시즌 초반 깜짝쇼를 연출하고 있다. 이대수는 12일 현재 7경기에서 3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까지 10년간 통산 홈런이 17개였고, 한 시즌 최다홈런이 지난해 기록한 7개였던 이대수다. 그런데 올해는 시즌 초부터 놀라운 페이스로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대수는 "이제 4월이다. 무슨 의미가 있겠나. 부끄럽다"며 어쩔줄 몰라했다.
그래도 달라진 건 달라진 것이다. 그는 "확실히 힘이 붙으니까 타구에 힘이 실리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배트 헤드 위치도 투수 쪽으로 향하던 것을 3루 덕아웃 쪽으로 바꾸면서 테이크백을 간결하게 하고 힘을 모으는 법을 터득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원래 어느 정도 컨택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그동안 힘이 부족했는데 올해는 확실히 타구에 힘을 싣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대화 감독도 "작년에도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는 많았다"고 했다. 부족했던 힘을 키우면서 '거포' 이대수가 된 것이다.

이대수에게 '꼭 홈런을 치고 싶은 투수'를 물었다. 그의 대답은 SK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이대수는 "(김)광현이가 나만 만나면 볼을 더 자신있게 세게 던지더라"며 웃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이대수는 20타수 4안타 4삼진 4볼넷으로 철저하게 눌렸다.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체중 5kg, 근육 3kg을 늘리며 몸짱으로 달라진 올해는 김광현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고된다.
거포로 변했지만 안정된 유격수 수비야말로 이대수의 트레이드마크. 이대수는 "수비는 반복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나만의 테크닉과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며 "SK 시절에는 김성근 감독님께서 송구할때 팔을 올리라고 했는데 그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지금 안정된 수비를 하게 되면서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7년 초 김성근 감독에게 송구 자세에 대해 지적을 받은 그는 얼마 후 두산으로 트레이드됐지만 그것이 발전 계기가 됐다는 뜻. "그 이후 악송구가 많이 없어졌다. 송구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며 수비력이 업그레이드된 계기"라는 게 이대수의 설명이다.
가장 존경하는 유격수도 결국 수비가 좋은 유격수였다. 이대수는 최고의 유격수로 SK 박진만을 꼽았다. 그는 "(박)진만이형 수비는 최고였다. 아무래도 같은 유격수이다 보니 어떻게 수비하는가 많이 보면서 느꼈다. 내게 있어 진만이형이 가장 좋은 유격수"라고 말했다. 현재 2군에 있는 박진만이지만 이대수 같은 선수에게는 여전히 최고의 유격수라는 이야기다. 이대수는 수비에서도 그의 뒤를 잇고 있다.
이대수는 "팀의 중고참으로서 선후배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겠다"며 "한화의 유격수하면 이대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더 노력해서 한화의 유격수로 기억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대수라는 존재가 있어 한화도 참 든든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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