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장 명성은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시즌 초반 한화는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졌고 타선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투타에서 흔들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 지난 주말 LG와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주며 2승5패로 최하위가 됐다.

그래도 한화를 상대로는 조심해야 할 게 있다. 바로 홈런포다. 지난 11일까지 한화는 7경기에서 팀 홈런 8개를 작렬시키며 이 부문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사실 쉽게 이해될 수 없는 대목이다. 한화는 팀 타율이 2할2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자칫 1할대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 안타를 많이 못 치다 보니 팀 득점도 평균 3.4점으로 8개 구단 최하위.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팀 홈런은 8개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 1개꼴로 터뜨리면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풀타임 주전 첫해부터 32홈런을 폭발시키며 이 부문 2위를 차지한 최진행이 시즌 초부터 홈런 2개를 터뜨리며 변함없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선수들이 홈런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지난해까지 10년간 통산 홈런이 17개에 불과했던 이대수가 7경기에서 벌써 3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겨울 혹독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짱이 된 결과다.
여기에 최고참 1번타자 강동우가 홈런 2개를 쳤다. 강동우도 지난 13년간 통산 홈런 숫자는 60개였다. 한 시즌 최다홈런도 10개였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홈런 페이스가 좋다. 여기에 백업포수 이희근까지 지난 10일 대전 LG전에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지난해까지 3년간 통산 홈런이 하나뿐이었던 그가 깜짝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한화가 터뜨린 홈런 8개 가운데 5개가 규모가 가장 작은 대전구장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 3개는 잠실구장에서라면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였다. 어느 정도 구장 효과도 있다. 지난 주말 대전구장을 찾은 LG는 이전 잠실구장 5경기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었지만 대전 3연전에서 무려 7개를 홈런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LG가 친 홈런 7개 중 2개도 잠실구장이라면 외야 뜬공이 될 타구였다.
이 같은 홈런에 대해 한대화 감독은 "이대수가 많이 쳐서 그런 것 아닌가"라며 "모든 경기를 어떻게 홈런으로 이길 수는 없다. 홈런보다 바라는 건 타율이다. 타율이 좋으면 그만큼 홈런을 칠 확률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홈런도 좋지만 그보다 더 많이 치고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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