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말 서로의 소속팀을 바꾼 프리에이전트(FA) 이적 이후 세 번째 시즌의 서막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쾌남' 홍성흔(34)과 두산 베어스의 멀티 내야수 이원석(25)이 12~14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지는 롯데-두산 3연전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관심이 집중된다.
2008년 11월 말. 두산서 10시즌을 활약한 홍성흔은 FA 자격을 얻은 뒤 전 소속팀 두산과 재계약을 맺지 못한 후 롯데와 계약을 체결했다. 한 때 베어스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했으나 타자로서의 본격적인 삶을 롯데에서 그려나가게 된 시초였다.

그와 함께 두산은 FA 보상선수로 이원석을 선택했다. 당시 내야 자원이 많은 편이던 두산이 이원석을 선택한 데 대해 '좌완 선발을 데려오기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서 선택인가'라는 이야기도 떠돌았으나 김경문 감독은 그를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키웠다.
둘은 모두 성공적인 시즌을 치렀다. 홍성흔은 이적 첫 해인 2009년 3할7푼1리 12홈런 64타점으로 절정의 컨택 능력을 떨친 뒤 지난 시즌 왼손등 골절상에도 불구 3할5푼 26홈런 116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조대홍갈' 타선의 한 축으로서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펼친 홍성흔이다.
이원석의 지난 2시즌도 알찼다. 2009시즌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이원석은 지난 시즌 2할6푼8리 8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오른손 중지 골절상이 아니었다면 더 나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었던 이원석의 2010년이었다.
특히 둘은 친정팀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비췄다. 이적 후 홍성흔의 두산전 성적은 29경기 3할7푼7리(114타수 43안타) 9홈런 28타점으로 탁월했다. 장타율이 6할6푼7리에 이르렀을 정도로 정확성과 파괴력이 모두 수준급이었다.
이원석의 2년 간 롯데전 타격성적은 2할7푼7리(101타수 28안타) 5홈런 16타점으로 홍성흔만큼 강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 3,4차전 도합 4안타 3타점을 올리며 2패로 수세에 몰렸던 두산을 구하는 '숨은 공신' 노릇을 했다. 3루 수비 안정 및 적절한 시기에 타점을 올리던 이원석이 두산의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기적으로도 이들의 활약은 팀이나 개인에게 더욱 중요하다. 롯데서의 2년 간 두산전을 기준 삼아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았던 홍성흔은 어렵게 연패서 벗어난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야 한다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개막 이후 시즌 처음 1군을 밟게 된 이원석 또한 안정된 수비와 함께 두산 입단 이후 발전한 임팩트 타격을 유감없이 선보여 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다시 복귀한 1군이지만 아직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활약이 필요한 순간 친정과의 맞대결 자리가 성사될 정도로 운명은 얄궂다. '친정 킬러' 홍성흔과 이원석 중 누가 현 소속팀을 살리고 전 소속팀에 비수를 꽂는 주인공이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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