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다시 생각해봐야 하나. 사실상 퇴출위기에 놓인 SK 선발 매그레인(33)이 깜짝 놀랄만한 볼 스피드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매그레인은 1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전광판에 최고 146km의 구속을 찍었다.
상대 톱타자 강동우를 상대할 때 나왔다. 첫 볼이 143km으로 찍힌 후 두 번째 볼은 146km였다. 세 번째는 140km.

지금까지 140km가 넘는 볼을 거의 보여준 적이 없었던 매그레인이었다. 매그레인은 지난해 대만시리즈 MVP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대만 클럽 챔피언십에서도 SK 선수단들을 상대로 좋은 피칭 내용을 보여줬다.
특히 140km대 중반의 직구에 컨트롤까지 겸비,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매그레인은 홍백전, 연습경기, 시범경기는 물론 지난 3일 넥센전에서도 140km대 구속을 거의 넘어서지 못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매그레인에 대해 "컨트롤이나 변화구가 좋아도 구속이 140km를 넘지 못하면 쓰기 힘들다"면서 "1~2번은 몰라도 그 이후는 쉽지 않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페넌트레이스가 아니라 포스트시즌까지도 염두에 둬야 하는데 저런 구속이라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SK 코칭스태프는 매그레인의 퇴출을 기정사실화 했다. 매그레인은 그동안 선발 없이 불펜에서만 대기했다가 이날 9일만에 선발로 나왔다. 선발 자원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땜방 출장이었다. 이에 SK 프런트도 이미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접촉, 최종 후보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날 매그레인의 구속은 3회부터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더 이상 140km대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5이닝 동안 7안타 2볼넷 7삼진으로 1실점에 그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총투구수는 110개. 4-1로 앞선 상황에서 6회부터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편 SK는 이날 매그레인의 직구 최고 구속을 143km라고 발표했다. 전광판에 찍힌 것보다 3km가 떨어진 수치다. 한화 스피드건에도 142km가 최고라고 나왔다. 과연 이날 볼구속이 매그레인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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