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만, 706일만에 감격의 선발승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12 21: 46

이제는 구원투수 안지만이 아니다. 선발 투수 안지만이다.
안지만이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3피안타 2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안지만은 지난 2009년 5월 7일 대전 한화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이후 706일 만의 선발승이다.
 

안지만 하면 약간 삐딱하게 눌러 쓴 야구 모자, 그리고 삼성 불펜의 핵심 구원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경기 막판이 아닌 선발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도전하고 있다. 지난  5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안타를 8개나 맞으며 6실점(6자책)을 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날 승리를 거두면서 선발 투수로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출발은 불안했다. 안지만은 1회말 1사 후 박경수를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3번 '큰'이병규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이어 4번 박용택에게 잘 맞은 타구를 중견수 이영욱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3루에 있던 박경수만 홈을 밟게 하며 1실점했다.
그러나 안지만은 2회부터 마운드를 내려간 6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안지만은 2회 정성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뒤 정의윤과 조인성을 각각 유격수 앞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유일한 위기는 4회였다. 안지만은 4회 1사 후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진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성훈의 3루수 앞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던 박용택을 잡으면서 실점을 막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어 안지만은 5회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6회 2사 후 박용택에게 또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이진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자책점을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안지만은 직구 최고 구속145km를 한 차례 밖에 찍지 않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30km대에 머물렀지만 공 끝에 힘이 있었다. 타자들의 배트는 헛돌거나 밀리기 일쑤였다. 여기에 126∼133km대 짧게 꺾이며 낮게 떨어지는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안지만은 1-1 동점이던 6회까지 102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삼성이 7회초 대거 4득점을 뽑아내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구원 투수로 등판한 권오준, 정현욱,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의 호투에 힘입어 706일만의 선발승이 성립됐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안지만은 "얼마만의 선발 승을 거둔건 지 모르겠다"면서 "내 승리보다 팀이 이겨 더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지만 장원삼이 복귀하면 불펜으로 갈 수도 있다. 그때까지 선발로 나간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gassi@osen.co.kr
<사진>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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