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불펜은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최강 불펜들이 뒷문을 철저하게 걸어잠그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SK와 삼성은 초반부터 안정감있는 뒷문 걸어잠그기로 상대의 역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강력한 불펜이 변함없는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SK는 개막 8경기에서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2.02밖에 되지 않는다. '여왕벌' 정대현을 필두로 전병두-정우람-이승호가 버텨주고 있다. 전병두를 제외하면 모두 평균자책점 제로다. 전병두마저 2승3홀드로 양 부문 1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중이다. 정대현이 2홀드2세이브, 정우람도 1세이브를 올렸다. SK는 6승 중 4승을 구원승으로 따냈다. 세이브를 거둘 수 있는 투수들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SK 김성근 감독이 취할 수 있는 불펜 카드가 많다.

SK는 5회까지 동점으로 치러진 3경기에서 모두 이겼는데 불펜 싸움에서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쓸만한 좌완 투수들이 넘친다는 점에서 상대에게는 언제나 큰 부담을 준다. 최근에는 중고신인 좌완 김태훈까지 불펜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선발들이 기본적인 요건만 채워도 양적·질적으로 최강의 구원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완 투수가 부족한 게 약점인데 엄정욱의 1군행으로 기대할 만한 요소가 생겼다.
지난해 5회까지 리드시 53연승을 내달렸던 삼성 불펜도 감독이 바뀌었지만 그 위용은 변함없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3.16으로 전체 4위지만 류중일 감독의 투수교체가 잘 되고 있다. 특히 승계주자 실점율이 1할4푼3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기용되고 있는 대졸신인 임현준이 7명의 주자를 승계받아 1명도 실점시키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예의 돌직구로 돌아와 3이닝을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불펜의 실질적인 핵심으로 활약한 안지만이 선발로 전환하며 구원 한 자리가 비었다. 하지만 한 시즌 최다 홀드(32개) 기록을 갖고 있는 사이드암 권오준이 4경기에서 4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력한 위용을 회복했다. 2005~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권오준-오승환의 'KO 펀치'가 부활한 것이다. 주춤하고 있는 정현욱이 컨디션을 되찾고, 권혁이 1군에 가세할 경우 불펜의 힘이 배가 될 수 있다. '초강력' 불펜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
SK와 삼성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상위권을 지켰다. 여기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불펜이 있었다.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SK와 한국시리즈 패권 탈환을 노리는 삼성에게 있어 올해도 강력한 불펜은 가장 믿을 수 있는 구석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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