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K리그 구단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광주 FC와 상주 상무의 K리그 5라운드가 열린 광주 월드컵경기장. 쌀쌀했던 날씨가 풀리고 바람도 적어 구름 관중이 예상됐다. 그렇지만 경기 시작 직전까지 관중석에 사람은 차지 않았다. 심지어 홈팀 서포터스들이 모이는 N석도 많이 비어 있었다.
날씨가 너무 좋았던 탓인지 가족 단위 관중들이 교외로 나간 것 같았다. 관중석에는 소단위의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라운드로 내려가 대충 가늠해봤을 때 관중수는 많이 잡아도 3천∼4천 여 명 정도가 될 듯 싶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광주 구단에서 발표한 집계 관중수는 7253명이었다. 본부석이 위치한 W석에 관중들이 어느 정도 있기는 했지만 그 정도의 숫자가 나올 수준은 아니었다. 다음날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서 열린 부산과 서울의 경기에 입장한 5208명의 관중수가 어림잡아도 훨씬 많아 보였다. 소위 '관중 뻥튀기', 허수를 더한 것이었다.
구단들이 허수를 더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돈이다. 각 구단들은 시즌을 앞두고 A보드 광고판 등 여러 가지 광고를 판매한다. 광고 단가의 기준은 방송 중계횟수와 홈 경기에 입장한 관중수다. 즉 광고를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중이 와야 한다.
특히 시민구단들은 광고 판매에 많은 힘을 쏟아 붓는다. 다른 구단들이 모기업과 그 자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광고를 판매하는데 비해 시민구단들은 그런 도움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즉 광고를 얼마나 판매하는지가 그 해 운영비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지만 이런 행위는 구단을 제외한 다른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단기적으로는 구단에 재정적인 도움은 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연 어떤 기업이 있지도 않은 관중들을 기준으로 계산된 금액을 내고 광고를 할까?
최근 들어 수도권 구단을 중심으로 시작된 '허수 없애기'가 K리그 전 구단들로 퍼져가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런 지금 몇몇 구단들의 행태가 K리그 전체 구단들의 모습인양 비칠까 두렵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4월 9일 광주-상주전 후반전 중간 관중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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