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빅맨들이 격돌한다. 그것도 한 시즌을 마무리 짓는 것은 물론 최고의 팀을 가리는 무대서 말이다.
허재 감독의 전주 KCC와 강동희 감독의 원주 동부가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다. KCC는 정규리그 2위 인천 전자랜드를 4강서 꺾었고, 동부는 1위 부산 KT를 4강서 물리쳤다. 양 팀 모두 최고의 상승세라는 것은 똑같다.
양 팀에는 걸출한 토종 빅맨이 있다. 바로 하승진(KCC, 221cm, 26)과 김주성(동부, 205cm, 32)이다. 두 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빅맨으로 소속팀의 없어서는 안될 핵심선수다. 두 선수가 없었다면 양 팀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승진과 김주성의 대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빅맨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인 키는 하승진이 앞선다. 그러나 기술과 스피드, 경험에서는 김주성의 완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괜히 한국프로농구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것이 아니다.
즉 하승진으로서는 김주성을 넘어야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 반지를 가질 수 있다는 소리다. 분명 이번 시즌 개인 기록에서는 하승진이 앞선다. 득점(16.32-13.97)과 리바운드(8.5-5.3)에서 우세하다. 어시스트(0.7-3.3)만이 크게 뒤처질 뿐이다.
그러나 김주성의 진가는 기록에서 나오지 않는 부분에서 나온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수비. '질식수비'로 대변되는 동부의 지역 방어는 김주성으로 시작되서 김주성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김주성은 팀의 궂은 일을 맡아 처리한다.
부산 KT 전창진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주성이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그렇지만 김주성은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며 소속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어느덧 30대가 된 김주성은 나이만큼이나 경험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그러한 면에서는 하승진도 만만치 않다. 하승진은 지난 6강 플레이오프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렇지만 통증을 악물고 뛰고 있다. 하승진의 부상투혼에 KCC는 플레이오프 7경기서 6승 1패를 기록,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분명 하승진과 김주성은 한국프로농구에 있어 가장 뛰어난 빅맨이다. 누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선수는 웃고, 한 선수는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만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는 16일부터 열릴 챔피언결정전이 기대가 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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