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전 역전극' SK, 강팀의 이유를 증명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3 22: 31

SK는 역시 강팀이었다.
SK는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9-8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게리 글로버가 5회를 채우지 못하며 고전했지만 가공할 만한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SK가 왜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올해도 1위를 달리고 있는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SK는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비록 선취점을 내줬지만 1회 김경언의 2루타성 타구를 좌익수 박재상이 백핸드로 걷어내 단타로 만들었다. 이어 최진행의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것처럼 보였던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스파이더 맨처럼 팔을 뻗어 러닝스로로 1루 아웃시켰다. 정원석의 홈런성 타구까지 박재상이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한화의 1회 득점은 1점. 그러나 2점 이상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5회에는 의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1사 후 김경언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지는 좌전 안타를 날렸다. SK 3루수 최정은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야속하게 빠져나갔다. 그때 그라운드에 엎드린 최정은 억울한 듯 땅을 쳤다. 이후 SK는 한화 대타 이양기에게 2타점 2루타 한 방을 얻어맞았다. 스코어는 6-3 한화 리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한화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계속된 2사 2루 위기. 한화 이대수가 잡아당긴 타구가 3루수 옆을 관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끝까지 타구를 따라간 최정이 이를 걷어내 총알 같은 1루 송구로 아웃시켰다. 한화는 카운트펀치를 날릴 기회를 놓쳤고, SK는 다시 한 번 따라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최정의 오기가 만들어낸 추격의 발판. 김성근 감독은 필승계투 정우람을 5회에 투입시키며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의지를 심어줬다.
5회 곧바로 1점을 따라붙은 SK는 7회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3득점하며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여기서 중요한 장면이 또 한번 나왔다. 1사 1·2루에서 최정이 박정진의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타구는 완만하게 한화 유격수 이대수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그때 2루주자 박정권이 재빨리 2루로 귀루하며 더블플레이를 막았다. 여기서 더블플레이가 됐다면 그대로 경기가 흐름이 끊길 수 있는 상황. 박정권의 재빠른 판단이 기회를 이어갔고 결국 대역전극으로 완성됐다.
SK는 이후 수비에서도 중견수 임훈과 3루수 최정이 그림 같은 수비를 연이어 선보이며 리드를 지켜냈다. 30cm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이날 승리로 SK는 개막 9경기에서 7승2패를 거뒀다. 단독 1위. 작은 차이가 이렇게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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