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등판주기, 니퍼트와 1년 전 히메네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14 07: 10

시즌 초반 세 번의 등판 기회. 203cm 장신의 외국인 우완은 지난해 에이스와 똑같은 등판주기로 기회를 얻고 똑같이 3연승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의 야심작 더스틴 니퍼트(30)와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에이스 노릇을 한 켈빈 히메네스(라쿠텐)는 1년의 간격을 두고 공통점을 남겼다.
 
니퍼트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113개(스트라이크 72개, 볼 4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3개) 2실점(1자책)으로 호투,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승리를 거뒀다. 이는 올 시즌 두산 투수진이 기록한 첫 퀄리티스타트다.

 
지난 2일 LG전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8일 KIA전서 5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다승 단독 선두(3승 무패)에 올랐다. 등판주기는 6일과 5일로 지난해 히메네스 또한 그렇게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2010년 3월 27일 KIA와의 개막전서 5이닝 4피안타 2실점 승리를 거둔 히메네스는 4월 2일 SK전서 6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7일 한화전서 5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용은 달랐으나 1년 간격을 두고 그들을 1선발로 출격시킨 수장 김경문 감독은 서서히 한계 투구수를 늘려갔다.
 
당초 13일 선발투수는 김성배가 예상되었으나 사실 김성배는 9일과 10일 KIA전서 계투로 등판해 조금 더 여유시간을 부여할 수 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니퍼트의 13일 등판에 대해 "어차피 이 등판 이후에는 휴식일이 포함되어 있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한 한 6이닝 정도는 소화해줬으면 한다. 투구수도 이전 2경기보다는 좀 더 많이 배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니퍼트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7이닝 소화 속 113개의 공을 던지며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해 히메네스의 세 번째 선발 등판 전에도 김 감독은 "직전 해(2009년) 윈터리그서 계투로 뛰었던 만큼 서서히 한계 투구수를 높여주고자 한다. 구위도 좋고 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찔러넣는 제구력이 좋은 만큼 기대하고 있다"라며 믿음을 비췄고 히메네스도 순조롭게 국내 무대에 적응했다.
 
지난 시즌 히메네스에 비하면 니퍼트의 리그 적응도와 위기관리능력은 좀 더 좋은 편이다. 특히 싱킹패스트볼이 실투가 될 경우 안타 허용이 많은 편이던 히메네스에 비해 13일 니퍼트는 151km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과 파워커브를 적절히 섞어던졌다. 사사구 3개를 내준 것은 아쉬웠으나 싱커 공략도가 높았던 두 번째 등판과 달리 니퍼트는 정통파 투구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줬다.
 
시즌 초 등판주기에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니퍼트가 지난해 히메네스처럼 1선발로 가장 중요한 경기를 도맡을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받기 때문. 이 가운데 김 감독은 선수 몸 상태에 대한 배려는 물론 다소 짧은 등판 주기에도 흔들림없는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 지 테스트했다. 일단 니퍼트는 지난해 히메네스의 첫 3경기 평균자책점(3.38)보다 훨씬 더 낮은 평균자책점인 1.59를 기록하며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난해 니퍼트가 텍사스 시절 계투로 뛰며 싱킹 패스트볼을 자주 구사하지 않았음에도 히메네스는 "하드 싱커의 움직임도 좋은 투수다. 분명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니퍼트를 높이 평가했다. 전임자의 첫 3경기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니퍼트의 2011시즌 성적표는 과연 어떻게 새겨질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니퍼트-히메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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