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사카, 후나하시 겐조 일본통신원] 스토브리그에서 구상했던 이상적인 승리였다.
오릭스는 지난 13일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이겼다. 이날 오릭스는 3회 선취점을 얻었으나 7회까지 1-0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8회 이승엽의 쐐기 3점 홈런을 비롯해 타선이 터지며 선발 데라하라는 4년만에 완봉승을 따냈다. 기존 선수들의 활약과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의 기대했던 만큼 활약을 펼쳤다. 오릭스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승리였던 셈이다.
완봉승을 거둔 데라하라는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오릭스에 입단해 재기를 노리는 선수. 데라하라의 아마추어 시절 경력은 정말 화려했다. 강속구를 자랑하는 그는 고시엔(전국대회)에서 에이스로서 활약해 팀을 8강까지 이끌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4km. 당시의 고시엔 최고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2001년에는 고등학생으로서 역사상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자연스레 프로 구단은 그를 주목했다. 일부 구단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학교까지 찾아가서 면담을 가졌다. 당시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10개 구단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나섰다. 그의 거취는 전 세계가 주목했다. 면담을 마친 그는 결국 일본구단을 선택해 결국 다이에(현,소프트뱅크)에 입단했다. 그는 입단 첫해인 2002년에 6승, 이듬해 7승을 거둬 많은 야구팬들이 그의 밝은 미래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에 빠져 3년간 3승에 그쳐 요코하마로 이적하게 됐다. 그러나 그는 이적을 계기로 부활했다. 이적 첫해인 2007년에는 선발로 12승, 2008년에는 마무리로서 22세이브를 기록해 폭놃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그는 또 부진에 빠져 올해 다시 오릭스로 트레이드돼 재기를 노리게 됐다. 그는 9년간 37승을 거뒀다. 그의 잠재능력을 고려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그리고 그는 27세에 불과하다. 오릭스 이적은 그에게 부활하고 꾸준하게 활약하는 투수가 될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이승엽도 첫 대포를 신고하며 재기를 예고했다. 2006년 41홈런, 2007년 30홈런을 터트리며 요미우리의 4번타자로서 활약했지만 2008년부터 부상과 부진 때문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인상적인 한 방을 날리며 고국에 금메달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일본 무대에서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요미우리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이승엽은 오릭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요미우리에 비해 심리적인 부담이 적어 마음 편히 야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움직이면 지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오카다 감독은 이승엽에게 기회 제공을 약속했고 그는 이날 홈런으로 보답했다. 아시아 홈런왕의 귀환을 알리는 한 방이기도 하다.
이날 오릭스의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선사한다. 데라하라의 부활투와 이승엽의 대형 홈런. 올해 오릭스를 기대케 하는 1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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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나하시 겐조 통신원은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대학생으로 야구 매니아입니다. 한국 성균관대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도 매료된 한국야구팬이기도 합니다. 2011년 OSEN의 일본 통신원으로 일본무대에서 활약할 한국인 선수들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일본야구 관련 소식들을 한국야구팬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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