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보다 재미있던 점은 '형'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동생' 최현(23, LA 에인절스)의 쫓고 쫓기는 도루 전쟁이었다.
추신수와 최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LA 에인절스의 경기에 각각 선발로 출장했다.
추신수는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3번타자 우익수로 출장했고, 최현은 8번타자 포수로 출장했다. 둘 다 투수가 아닌 야수인 만큼 서로 맞닥뜨릴 기회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현이 에인절스 안방을 지키는 포수였기에 추신수와 도루를 놓고 경기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추신수는 이날 도루 2개를 성공시켰으나 결정적인 순간 최현으로부터 견제사를 당했다.
추신수는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친 뒤 카를로스 산타나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훔치며 올 시즌 첫 도루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6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1루에 나가 또 다시 2루 도루를 성공했다. 최현 역시 재빨리 공을 잡아 정확히 2루에 송구했으나 추신수의 스타트가 빨라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됐다.
그러나 '형'추신수에게 도루를 두 개나 허용한 '동생'최현은 자존심이 상했던 것일까. 1사 3루에서 트레비스 해프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3루에서 리드폭이 컸던 추신수를 보고는 곧바로 3루수 알베르토 칼라스포에게 총알 같은 송구로 추신수를 견제사로 잡아냈다.
추신수와 최현의 도루 전쟁은 12일 경기에서도 있었다. 추신수는 에인절스 선발 테일러 체트우트의 견제를 3차례 받다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황급히 글러브에서 공을 빼낸 포수 최현은 2루에 던졌지만 2루 베이스에서 유격수 쪽으로 약간 치우치는 송구를 했다.
그 사이 추신수는 다리를 이용해 베이스 바깥 면을 향해 슬라이딩을 했다. 분명히 공보다 먼저 베이스를 터치한 만큼 세이프 상황이었다.그러나 추신수는 슬라이딩 속도를 죽이지 못하고 2루 베이스에서 몸이 떨어졌다. 그러자 추신수의 움직임을 직감한 에인절스 유격수 메이서 이스투리스가 재빠르게 태그를 했다. 2루심은 추신수를 보며 아웃을 선언했다. 추신수는 도루를 성공시키고도 아웃이 됐다.
추신수는 최현을 상대로 도루 두 개를 성공시켰고, 최현은 도루 저지와 견제사를 각각 잡아내며 2대2 무승부를 겨뤘다.
무엇보다 형과 동생 사이를 떠나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는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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