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프리뷰]박현준 vs 차우찬, 누가 웃을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4.14 11: 40

지난해 LG에게 1실점밖에 하지 않으며 언터처블로 명성을 떨친 '좌완 영건'차우찬(24, 삼성 라이온즈)과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하자마자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광속 사이드암'박현준(25, LG 트윈스)이 잠실에서 제대로 한판 붙는다.
차우찬과 박현준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양팀간의 시즌 3번째 맞대결에 각각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일단 12일에는 삼성이 안지만의 호투 속에 경기 막판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상승세 LG가 전날(13일) 연장 10회 박용택의 끝내기 홈런포가 터지며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3연전 중에서 마지막 경기인 만큼 시리즈의 승자가 결정됨과 동시에 올 시즌 4강을 목표로 서로 경쟁하는 양팀으로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기싸움을 하고 있다.
박현준은 올 시즌 LG 마운드에서 보배와도 같은 존재다. 에이스 봉중근이 갑작스럽게 왼쪽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급히 합류해 지난 두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LG 초반 돌풍을 이끌었다. 지난 3일 두산전 6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9일 한화전에서도 6⅔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는 유망주에 불과했다. 특히 그는 김성근 SK 감독의 총애를 받았지만 지난 7월 28일 SK에서 LG로 트레이드 됐다. 그러나 LG 유니폼을 입은 뒤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서서히 발휘하고 있다.
비결이 있었다. 무엇보다 선발 등판이 그로 하여금 충분한 경기 준비를 가능하게 했고, 마운드 위에서는 더 이상 강한 볼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세게, 가끔은 약하게 공을 던지는 완급조절을 하면서 투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박현준 역시 "SK때와 LG에서의 가장 큰 차이는 중간계투가 아닌 선발로 나가면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간계투의 경우 경기 중간에서 항상 대기하다 언제 나갈지 모르고 계속 대기를 하다 보면 심적으로도 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다 갑자기 나가면 맘처럼 되지 않았다는 것이 박현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박현준은 삼성을 상대로 지난해 강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 타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조동찬에게만 2안타를, 최형우, 현재윤, 강봉규에게 1안타씩을 맞았을 뿐 나머지 타자들에게는 안타를 맞지 않았다. 오늘 삼성을 상대로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서 공을 뿌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우찬은 LG에 강했다. 150km가 넘는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섞어 던지는 차우찬은 좌타자 중심인 LG만 만나면 힘을 냈다. 지난해 10승 가운데 LG를 상대로 3승을 올렸고, 실점은 단 1점에 그치며 평균자책점이 0.20에 불과했다.
13일 경기 전 외야에서 달리기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온 차우찬은 "이상하게 잠실만 오면 컨디션이 좋아진다"면서 "아직 올 시즌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삼세번'이란 말처럼 세 번째 등판인 LG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올리겠다"며 자신 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차우찬은 지난 2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실점, 8일 SK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아직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대 선발이 윤석민(KIA)과 게리 글로버(SK)였기에 그 역시도 "상대 투수들이 강하니까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LG 타자들이 자신을 깨기 위해 이틀 전부터 특별 훈련을 한다는 이야기를 이미 접한 차우찬은 "LG 타자들이 준비한 것처럼 나도 올해 준비를 많이 했다. 내 직구랑 슬라이더는 많이 봤겠지만 체인지업은 아직 못 봤을 것"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늘 차우찬과 박현준의 승부는 단순히 야구 한 경기가 아니라 재계 라이벌간의 한판 승부이기도 하다. LG 선수들의 모자에 새긴 '한판 붙자'라는 문구처럼 말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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