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집중력과 투혼이 또 다시 승리를 만들었다.
SK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12~14일 한화와의 주중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8승2패로 단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상대 선발이 '괴물 에이스' 류현진이었다는 점에서 승리의 값어치가 두 배로 컸다. SK가 류현진을 무너뜨린 데에는 아주 작은 미세한 틈에서 비롯됐다. 무턱대고 그냥 힘으로 무너뜨린 것이 아니었다.
수비에서 SK의 집중력이 먼저 나타났다. 2회 2사 주자없는 상황. 거포로 변신한 한화 이대수가 좌익수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힘이 실린 타구가 쭉쭉 뻗어나갔다. 하지만 타구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간 좌익수 박재상이 역모션으로 점프해서 캐치했다. 한화로서는 기선제압의 찬스를 놓치는 아쉬운 순간. 타구를 잡은 후 오른쪽 어깨를 펜스와 부닥친 박재상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그 여파가 공격에서도 이어졌다.

4회 최정의 스리런 홈런 이전에 SK 타자들의 집중력과 투혼이 있었다. 4회 선두타자 임훈이 2루수 쪽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임훈은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사실 그냥 뛰어가는 것보다 과학적으로는 조금 느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뿌연 흙먼지를 뿜어내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투혼의 상징이다. 몸을날려 호수비하다 부상당한 박재상과 교체돼 들어온 임훈은 온몸으로 그를 대신해냈다.
후속 이호준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SK는 집중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4번 정상호 타석 때 임훈이 2루를 훔쳤다. 1사 2루. 여기서 정상호가 유격수 깊은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정상호는 이를 악물로 1루로 질주했다. 전날 허리 통증으로 김성근 감독에게 "하루만 쉬게 해달라"고 통사정한 정상호였다. 그런데 그 순간 그는 포기하지 않고 1루 베이스를 간발의 차이로 먼저 밟았다. 2사 2루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 1사 1·2루로 돌변했다.
이어진 찬스에서 5번타자 최정은 류현진의 초구를 공략해, 대형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최정의 홈런 이전에 임훈과 정상호의 투혼과 집중력이 있었다. 작은 차이에서 승부가 갈린 대목이다. SK는 상대가 빈틈을 보일 때마다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그로기상태까지 몰아가 무너뜨렸다. 5회 정원석의 실책 이후 최동수와 최정이 결정타를 터뜨리며 류현진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작은차이가 이 같은 역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한화는 3연전 내내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비에서 한 끗 차이로 타구를 놓치고 아웃카운트를 잃어버렸다. 이날 경기에만 해도 한화는 SK에 도루를 무려 9개나 내줬다. 잡은 건 하나밖에 없었다. 반면 SK는 도루 2개를 허용했지만 잡은 게 3개낟 됐다. 작은 차이일지 모르지만 이것들이 쌓여 결국 승부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했다. 왜 SK가 강팀이고, 한화가 최하위로 처질 수밖에 없는지의 이유가 나타난 3연전이었다.
waw@osen.co.kr
<사진> 인천, 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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