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 "현진이는 최고투수…위축되지 마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5 10: 31

"최고의 투수인데 괜찮아질 거예요".
SK 송은범(27)은 리그 최고의 우완투수 중 하나다. 시즌 초반이지만 선발과 구원을 넘나들며 4경기에서 3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도 1점대(1.98). 지난 14일 문학 한화전에서 최고 152km 강속구를 뿌리며 6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류현진과 선발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그의 동산중·고교 3년 후배 류현진은 6이닝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3패째를 당했다. 3연승과 3연패로 희비가 완연하게 엇갈린 순간이었다.
송은범은 평소 절친한 후배 류현진에 대한 미안함부터 내비쳤다. 그는 "우리 (류)현진이 어떡하나. 마음이 아프다"며 후배를 걱정했다. 평소 류현진을 아끼는 송은범은 한화가 인천 원정을 올 때마다 고기를 따로 사다줄 정도로 친하다. 그러나 이번 원정에서는 함께 고기를 먹지 못했다고. 한화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 함께 식사하기도 쉽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선발로 맞대결했고 선배가 이겼다. 선배는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후배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평균자책점 8.27을 기록하고 있다. 3경기에서 피홈런을 4개나 얻어맞았고 수비와 심판 판정마저도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과 맞대결을 앞둔 송은범은 부담이 있었다. 류현진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었다. 송은범은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류)현진이한테 어떻게 이기겠다고 생각했겠나"라며 "경기 초반에는 투구수가 2배 정도 차이 났었다. 나는 뭐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3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35개였지만 송은범은 55개였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승부는 승부다. 그래도 아끼는 후배에 대한 애정은 잊지 않았다. 송은범은 류현진의 부진에 대해 "너무 위축됐다는 생각이 든다. 부담이 많아 보인다"며 "늘 하던대로 하면 된다. 분위기만 잘 타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진이는 최고의 투수다.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후배가 보란듯이 부활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었다.
류현진과는 별개로 송은범은 점점 더 진화하고 있다. 서클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며 더욱 공략하기 힘든 투수가 됐다. 그는 "서클체인지업을 나에게 맞게 변형해서 던지고 있다. 3~4개 정도 던졌는데 좋았다. 타자들이 직구와 슬라이더만 노렸는데 이제는 다른 것도 던질 수 있다"며 "작년에는 어깨가 좋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올해는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최고 우완이든 다승 1위든 관심없다. 팀만 이기면 된다. 보직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이스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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