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말한 SK 질주 비결은 '상식파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5 07: 05

SK는 역시 강하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철옹성 같다. 벌써 5년째. 물이 고일 때도 됐지만 SK는 여전히 1급수 야구를 자랑한다.
SK의 초반 질주가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다. SK는 지난 12~14일 한화와 문학 3연전을 싹쓸이했다. 8승2패로 단독 1위. 2위 두산(6승3패1무)과 격차를 1.5경기차로 벌리며 벌써부터 독주 체제를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 최하위로 추락하며 우려를 샀던 SK는 정작 시즌이 개막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순위표 맨 꼭대기를 점령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시즌 전 6~7위 전력은 거짓말이었다"면서도 "그때 당시 전력으로는 6~7위가 맞다"고 했다.
김 감독은 "생각 속에서 놀지 말라"는 뼈있는 말을 뱉었다. 바로 지난 2~3일 넥센과의 문학 개막 2연전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당시 SK는 선발 송은범과 전병두를 모두 중간으로 빼며 총력전을 펼쳤다. 개막전에서 송은범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고, 개막전에서 홀드를 따낸 전병두는 이튿날 2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까지 따냈다. 두 선발투수를 중간으로 돌리는 승부수 끝에 개막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다.

그것이 SK에게는 결정적인 터닝포인트였다. 김성근 감독은 "첫 시합부터 송은범과 전병두를 기용했다. 원래 같으면 다음 주중 LG전에 2~3번째에 나올 투수들이었다. 우리로서는 굉장한 도박이고 상식적인 게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 속에서 놀면 안 된다. 생각 외적으로 움직이는 게 SK는 빠르다"며 "개막전에서 이긴 덕분에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경기를 졌으면 그냥 무너졌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상식 파괴가 만들어낸 질주란 뜻이다.
개막전 연승으로 SK는 자신감을 얻었다. 시범경기 최하위로 선수단에 알게 모르게 퍼진 우려의 공기를 잠재운 즉효약이었다. 김감독은 "개막전에서 이김으로써 선수들이 '아, 우리는 이런 팀이 아니다', '할 수 있다'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불안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시즌 전에 외부에는 우리가 6~7위 전력이라고 말했지만 선수단 미팅에서는 '다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외부적으로는 엄살을 피웠지만 내부적으로는 힘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은 "SK가 어떻게 살아났는가를 한 번 보라. 지난해 한국시리즈도 그렇고 시즌 내내 안 했던 것을 한 결과"라며 상식 파괴를 역설했다. 이어 김감독은 "프레스 속에 프레스를 받아야 강해진다. 프레스를 피하면 약해진다. 선수들이 야구한다는 기쁨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K 선수들은 기본에 충실한 야구를 하고 있다. 작은 부분에서 결국 큰 차이를 나타난다. 박재상은 자신의 어깨와 아웃카운트 1개를 맞바꾸는 호수비를 했다. 그를 대신해 들어온 임훈은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고, 정상호는 허리가 아픈데도 이 악물고 달려 1루에서 살았다. 이 장면에서만 아웃카운트가 3개나 절약됐다.
김성근 감독은 4월 목표로 "15승"이라고 못박았다. 최정은 "감독님이 15승을 얘기했으면 목표대로 밀고 가는 게 선수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후 4년간 SK의 통산 4월 성적은 69승23패5무. 무승부를 제외한 승률이 무려 7할5푼이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SK의 위대한 발걸음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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