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최정, "여유있게, 목마르게 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15 10: 30

지난 13일 문학 SK-한화전. 5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화 김경언의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갈랐다. 그때 SK 3루수가 몸을 내던졌다.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야속하게 통과했다. 그 순간 SK 3루수는 분하다는듯 엎드린 채로 땅을 쳤다. 그 분함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SK 핫코너의 주인공, 바로 최정(24)이다.
최정은 그 순간에 대해 "아쉬워서 그랬다. 주자가 나가면 투수가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정이 투수에게 빚진 것보다 투수들이 최정에게 진 빚이 더 많다. SK 우완 에이스 송은범은 야수들에게 대해 "고맙죠"라는 세마디로 대신했다. 그만큼 수비수들에 대한 믿음이 크다. 그 중심에 바로 최정이라는 존재가 있다. SK 투수들은 땅볼 타구가 3루 쪽으로 타구가 가면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
최정이 살아났다. 최정은 지난 한화와의 3연전에서 13타수 6안타 타율 4할6푼2리 1홈런 6타점을 휘몰아쳤다. 3연전 전까지 7경기에서 21타수 2안타로 타율이 1할도 되지 않는 9푼5리였다. 홈런과 타점은 하나도 없었다. 오죽하면 김성근 감독이 감독생활 후 처음으로 감독실에 선수를 따로 불러 면담을 할 정도였다. 1시간30분간 이어진 면담을 통해 최정은 침묵에서 깨어났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최정은 "메이저리그의 어느 유명한 3할 타자도 시즌 전에는 안타 10개는 칠 수 있을지 걱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면 항상 3할이다. 3할 타자라고 해서 여유있는 건 아니다. 2년 연속 3할을 쳐도 은퇴할 때까지 못할 수도 있다. 한순간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2008년 3할을 치고 이렇게 하니까 되는구나 싶었는데 2009년에는 또 그렇지 않았다"고 과거의 경험을 떠올렸다.
그래서 최정은 올해 모토로 여유와 목마름을 강조했다. 그는 "여유있게 하면서 목말라하겠다"고 말했다. 너무 야구에만 얽매이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못 친다, 못 친다'하면 더 힘들어진다. 너무 거기에 매달려있다. 나쁜 것에는 얽매이지 말라"고 최정에게 주문했다. 그 주문대로 최정은 마음의 부담을 떨치되 스스로에 대한 욕구를 굳이 가두지 않았다. 그 결과가 바로 화려한 부활이었다.
최정은 "요즘 부진해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좋은 말씀들을 많이 들었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팀을 위해 홈런보다 타점에 더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그는 "30홈런을 쳐도 중요할 때 못하면 결국에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타점이다. 홈런보다는 타점에 치중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화려함보다 내실을 추구하는 최정. 어린 나이에도 리그 정상급 3루수로 자리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끊임없는 목마름과 내실 추구가 바로 그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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